어제(8월 30일)는 튀르키예의 휴일이었습니다. Victory day(Zafer Bayramı)였습니다. 1922년 8월 30일, 둠루프나르에서 튀르키예가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날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인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의 옛 이름)이 서양 열강들의 회의로 '세브르조약'에 따라 분할됩니다. 무스타파 케말은 영국의 명령에 따라 독립전쟁을 일으킨 민중 봉기를 정리하러 갔다가 오히려 그 봉기를 이끄는 대장이 되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적인, 아타튀르크라는 새로운 그의 이름을 얻게 되는, 그가 지금까지 튀르키예인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날입니다.
여기서 살다 보니 우리의 카카#톡과 같은 왓#앱의 프로필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로 해놓은 튀르키예인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정도의 위인이냐면, 튀르키예의 길을 길다가 터번을 쓰지 않은 현대인의 석상 서 있으면 그분입니다. 건물에 사람 얼굴이 깃발에 그려져 있고 막 펄럭인다. 그 사람은 그 분입니다. 산을 멀리서 봤는데 남자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그분입니다. 튀르키예 지폐를 본다. 그분입니다. 모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입니다.
자, 생각해 보세요.
혹시 주변에서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카카#톡 프로필로 해놓은 거 보신 적 있으세요? 아하하하. 저도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지만 제 프로필은, 솔직히 제 주변에는 우리나라 위인을 프로필로 삼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작 3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데도아타튀르크를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으신 분들을 꽤 보았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꽃이나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자연 사진을 카카#톡 프로필로 해놓으셨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이 튀르키예인이라면, 자연 사진을 이길 수 있는 사진이 바로 '아타튀르크'입니다.아하하하.그래서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일까?
솔직히 제가 튀르키예어로 읽을 수 있는 수준은 5-6세 어린이가 보는 동화책입니다. 그래서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일대기를 다룬 튀르키예어로 된 책은 못 읽습니다. 그래서 영국사람이 영어로 쓴 그의 평전을 읽었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꽤나 다양한 그에 대한 책이 있습니다. 서점의 한 코너가 다 그에 관한 책이 있을 정도입니다. 후에 이 평전에 대해서도 적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그는 인간계의 사람이 아닙니다.
평전이라서 온전히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영국인이 다른 나라의 위인에 대해 쓴 글이라 더 흥미로웠습니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업적을 우리나라 위인으로 말하자면, 이순신, 세종대왕, 김구, 안중근, 방정환을 다 합치고 난 후, 이슬람 사회였던 튀르키예에 여성이 제 역할을 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주장을 하며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여성 덕분이라며 여성 해방 및 교육까지 강조합니다.아니 페미니즘 사상까지 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정책을 펼칩니다. 이로인해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튀르키예 여성들이 자유로운 것은 필시 그의 노력 덕분입니다.
그의 인생에서 흠을 찾는다면, 과하게 일을 한다. 담배를 너무 피운다. 의사 선생님 말씀을 안 듣고 정말 일을 너무 열심히 했다. 결혼도 안 했다. 그래서 처자식도 없다. 그런데 그래서 친인척 부정부패도 없다. 너무 청렴하다. 읽을수록 이런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하하하.
게다가 너무 잘생겼습니다. 정말 미남입니다. 솔직히 약간 진하게 생기셔서 너무 부담스러울 만큼 잘생겼습니다. 옆에 있으면 왠지 나는 초라해지잖아싶어질 만큼 훌륭한 사람입니다. 아하하하.
다만 우리나라도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해방 이후 미군정 통치일 때,우리 역사 속의 이런 노력을 했던 위인들이 그들의 시간에서 아타튀르크처럼 승리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그랬다면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 봅니다.
서양 열강에 나라가 흔들릴 때, 국민들이 어떻게 나라를 세웠는지를 살펴보면, 참으로 튀르키예와 한국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후에 튀르키예의 현대사와 위인 '아타튀르크'에 대한 글은 별도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아타튀르크'의 민족주의 주장으로, 전쟁에서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타튀르크의 고향이 현재 그리스에 있으며, 튀르키예에 그리스계 사람이 많았기에 그리스인이지만 그저 고향을 지키고 싶어 튀르키예 병사로서 독립 전쟁에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어쩌면 전쟁으로인해 상처받는 것은, 가장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저 그 순간 그 공간 속에 있었기에 내 가족을 지켜야 하기에 총과 칼을 들었을 그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그리고 6.25 전쟁까지, 이념이란 이름으로 갈라진 지금까지도결국 가장 고통받는 것도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요. 아하하하:)
휴일이 참 없는 나라인데, 어제는 아이가 개학하자마자 오는 휴일인데도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확실히 집에선 멀쩡하던 녀석이 학교 보내니 여기저기 긁기 시작해서, 저도 같이 밤에 또 잘 못 잤습니다.
'친정집이 불편해질 때'를 올리곤, 계속 조회수 얼마 돌파, 얼마 돌파, 알림이 뜹니다. 남편은 그 알림을 보지 말라고 말합니다. 아픈 너보고 계속 글 써라고 브런치 스토리 관계자가 글 잘 보이는 곳에 올려놓았나 보다. 이럽니다. 이제 글 한 편당,'다음'에서 돈 받고 쓰랍니다. 아하하하. 아마 제가 아프다고 걱정돼서무리하면서글을 쓰지 말라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아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