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네 Apr 29. 2022

운전? 이스탄불에서 할 줄 알면!

아이와 함께라면, 운전 실력이 미흡하면 그냥! 택시 타세요!

 사는 것과 잠시 머무는 것과의 차이는 현지 사람들과 얼마나 이야기 나누냐에 비례하고, 이곳에서 여행을 많이 하고 외출이 잦은 것은 운전 능력과 비례한다. 그렇다. 언어 능력과 강심장? 운동신경?


 그래, 이것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는 게 이스탄불 아내들의능력이다. 가끔 정말 사는 것처럼 사시는 분은 터키어, 영어 또는 프랑스어까지 탑재해서 여기 시떼의 외국인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고, 더 능력자이신 분들은 언어에 운전도 잘하고 막 다닌다. 그러나 운전 능력이 있으나, 간이 나처럼 콩알만 하시거나 남편이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하시는 주재원 아내 분들은 보통 택시에 의존한다. 그런데 이것보다 간이 더 콩알이다. 나는 외국인이 두렵다 하시는 분은 집에서 계신다.


 그렇다. 집에 있는다. 거의 모든 주재원 아내들은 이 시간을 모두 가진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기 때문에 모두 이 시간을 가진다. 아이로 인해서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을 가진다. 다만 이 시간이 누구에게는 길고, 누구에게는 짧으냐의 차이일 뿐이다.




 다행히 우리 시떼에는 능력자 한국인 부인들만 계시는지 다들 나보다 너무 잘 사신다. 언어 능력자, 운전 능력자까지 모두 여기 원래 살던 사람처럼 이스탄불을 살아간다. 그런데 난 역시 운전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택시를 탄다. 그런데 갑자기 누가 외국에서 택시라니 그럼 과연 넌 부자냐? 왜 택시를 타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 나는 곰이다. 참고로 운동신경은 없다. 그리고 이런 곰이 그래도 택시를 타는 이유는 결국 아들 때문인데, 버스를 안 타고 그래도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싸다.(한국과 비교 기준)

 기본료 28리라(한화 2,378원, 2022년 4월 기준) 이스탄불 시내 거주의 경우, 아이를 데리고 15분 정도의 거리, 차가 막히지 않는 시간대에는 4,000원 정도면 근처의 관광지에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다. 아들을 데리고 이동하는 경우, 지하철, 버스를 장시간 타고 있으면 그렇다. 서울의 지옥철보다 나은 건 없다. 관광지 근처의 지하철이나 탁심광장 근처는 소매치기도 있으니 곰인 나의 간은 더 콩알만 해진다. 안 탄다. 무섭다.

#현재 기본료 40리라(2,753원, 2023년 3월 기준)


2. 관광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길이 엉망이다.

 90도 오르막길과 엄청 좁은 옛길, 이스탄불은 '비잔티움'으로 불리던 시기부터 엄청난 도시였다. 서울의 종로지역을 그냥 파도 막 파도 유물이 나오듯 우리나라의 경주에 문화재청이 팠다하면 문화재가 나오듯 여기서도 늘 나온다. 그러니 안 판다. 그냥 놔둔 곳이 정말 많다. 옛 느낌 가득, 참 멋지다. 그런데 그대로 두니 도로가 예전 그대로, 정말 그대로다. 터키어 선생님은 종종 내게 이 말을 날린다.

 'İstanbul trafiği kötü.'

 현지인도 나쁘다고 늘 이야기한다. 교통체증에 차에서 갇힌 이야기를 나에게 전해준다. 막힌다. 사람들이 차 사이를 비집고 마구 무단횡단을 막 한다. 어느새 나도 좀 여기서 살았다고 가끔 혼자일 때, 같이 무단횡단을 한다. 아하하하. 누구도 방심하면 사람을 칠 수 있다. 그래서 난 택시를 탄다. 나 겁이 좀 많다.


3. 발렛비나 택시비나 똑같다.

 운전을 여차 저차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와! 엄청나다!(süper;수파)' 스스로 칭찬을 엄청 해준다. 너무 잘했다. 그런데 나는 주차를 못한다. 점점 목적지와 멀어진다.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주차전쟁이다. 가서 결국 발렛 주차를 맡긴다. 그런데 주차비 또는 발렛비가 택시비랑 같을 때가 많다. 물론 이스탄불 시내 근거리 기준이다. 그러나 집이 이스탄불 시내가 아니라면 무조건 처음부터 운전을 시작하는 게 좋다. 지금 올해 하반기 나의 목표는 운전이다. 아이 학교를 왔다가 갔다만 가능한 운전자, 될 수 있으면 안 하고 싶은 나의 운전 실력이다. 그렇다고 무시하지 마시길 바란다. 살아보면 왜 안하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 모두에게 온다.


덧붙임)

 Bitaksi앱은 우리나라 카카#택시와 같습니다. 초행자라도 쉽게 쓸 수 있고, 영어로 언어 선택도 가능합니다. 현금 결제, 카드결제, 이스탄불 카르트(버스, 지하철 카드)로 결제 가능하며 앱에서 우리나라 카드는 등록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드만 믿고 탑승하시면 어려움이 있으니 꼭 현금 들고 타세요.

 아이와 함께 이스탄불 여행이라면 저는 이 앱을 이용해서 택시 타고 다닐 듯합니다. 목적지를 앱에 찍으면 기사님이 알아서 그 경로로 이동하십니다. 터키어 못해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기사님들은 영어 못하십니다. 영어로 말 걸지 마세요. 아하하하.


탁심광장 근처, 주말에 씩씩하게 차를 끌고 나갔지만 우리는 역시나 교통체증에 갇혔다.




이전 04화 아들은 참깨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