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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워커 Jan 29. 2024

제발 더 일하게 해 주십시오.

직장생활 쓴맛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쓴맛은 원치 않는 퇴사입니다. 꼭 퇴사를 하지 않더라도 퇴사를 종용하는 상황에 처하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직 당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목격한 간접경험만으로도 충격과 공포는 상당했습니다. 


이전 직장에는 계속해서 진급하지 못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40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임에도 그냥 평사원이었습니다. 다른 모든 직원들은 그저 예의상 대리로 불렀습니다. 매년 승진심사를 할 때면 함께 어울릴 수가 없었고, 괜히 죄스러운 마음까지 들었죠. 퇴사의 그림자가 그 선배를 떠나지 않고 있음을 매 순간 느꼈습니다. 늘 무덤덤하게 행동했지만 과연 그 속은 어땠을까요? 예상대로 최근 그분의 퇴사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관련 글 : 11화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brunch.co.kr))



[보통의 직장에서 30대, 40대에게 퇴사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급여도 낮고, 머리도 쌩쌩 돌아가는 나이 어린 직원은 회사에 잡아둘수록 이득입니다. 하지만 40 후반에서 50으로 넘어가면 사람의 쓸모가 드라마틱하게 낮아집니다. 관리자 급으로 넘어갈 만큼 성과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그저 돈 먹는 하마가 될 뿐입니다. 신규와 비슷한 일을 하면서 돈은 훨씬 많이 받아가는 그들이 어떻게 보일까요? 회사 운영이 어렵다면? 반드시 한 명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내가 대표라고 생각해 보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40대를 넘어 아이들이 한창 커가는 중에 직장에서 나가라고 한다면 정말 아찔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납니다. 쫓겨나는 사람들도 절대 무능하지 않았습니다. 10년 후, 20년 후, 혹은 당장 올해에도 직장에서 나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게 정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Gustavo Fring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4017419/



[회사에서의 평가는 운도 굉장히 크게 좌우합니다.]

이전 담당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어렵고 민감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예전부터 쌓아오던 잘못된 관행이 내가 하는 타이밍에 터질 수도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능력도 좋고 업무도 열심히 했는데 차가운 평가와 퇴사 종용이 찾아온다면 어떨까요? 씁쓸함을 넘어 모멸감, 자괴감, 분노까지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해야 합니다. 그저 직장에만 목을 매면 안 됩니다. 회사를 떠나서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반드시 찾아내셔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준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혹은 코인이라도 좋습니다.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투자를 배워보십시오.


자신만의 사업도 구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사업 아이템을 찾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의 능력을 깊게 생각해 보십시오. 글솜씨가 좋다면 글을 통한 수익 창출, 그림솜씨가 좋다면 그림을 통한 수익 창출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고민과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장에서 나가라고 하기 전에 미리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퇴사를 하는 게 큰 자랑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자금을 모아서 하는 파이어족은 그래도 양반입니다. 정말 아무런 대안도 없이 퇴사를 하는 이들을 보면 크게 걱정이 됩니다. 그저 객기로, SNS나 유튜브에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퇴사를 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부양할 가족이 있거나,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면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관련 글 : 17화 파이어족의 소멸을 보며 (brunch.co.kr))


붕어빵 장사를 해도 내 사업이 낫다고 하죠. 월급에 목매는 직장생활보다 퇴사 후에 훨씬 행복한 삶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퇴사를 하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 때, 거리낌 없이 뛰쳐나갈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 봅시다. 씁쓸함이 달달함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글도 크게 보면 퇴사 준비의 일환입니다. 


당당하고 기분 좋게 퇴사하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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