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보물 맞아?-
'보물찾기'라는 간판이 보였다. 저런 상호를 가진 상점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그 '보물찾기' 가게에 즐비한 물건들은 그다지 내 눈에 보불처럼 보이질 않았다.
주로 이용하는 대상이 외국인 노동자들이란 것을 알게 된 것도 한참 후였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버젓이 '보물찾기'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뭔가 물건들이 칙칙하고 정리정돈이 잘 안 된 채 그냥 쓰레기 처리하기 일보직전의
형태로 쌓여 있는 상점들을 좀 보았기 때문이었다.
대체 누구를 위한 보물이고 누구 눈에 보물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는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어느 동네 중고물품을 모아 파는 곳에 가면 돈 주고도 못 사는 물건이 있다고.
알뜰하고 센스 있는 친구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솔깃한 정보라서 가 보았다고 했다.
그곳에는 라벨도 떼지 않은 의류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나와 있기도 하고 각양각색 온갖 종류의
보물들이 모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보물이라는 말에 동의가 안 되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보물일 거란 생각에는 인정해야겠지.
내가 보물이라 여기는 건 뭘까?
물건은 보물이라 말할 만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만, 사람들?
가족. 친구, 이웃. 동료들 모두였으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보물의 의미가 없겠지.
그 보물들을 잘 닦고 관심갖고 잘 관리한다는 건 어떤 걸까?
그것은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때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이 잘 맞지 않을지라도 기다려 주는 것.
마음을 상하게 할 때도 있지만 상처받지 않고 그들에 대한 사랑으로 믿음을 갖는 것.
그것이 그 보물들을 지키고 가꾸는 관리자의 마음 아닐까.
그래서 내게도 보물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거 아닐까.
물론 그들이 내가 자신들을 보물이라 여기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