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꽃잎>

캔버스에 유채화

by 만년필

겨울은 낙엽을 잊는 계절이구나.

발그레하니 불그스름한 추억-

추억은 색을 잃고 경험이 된다.


찬바람은 너의 깊은 배려였을까.

따스함에 울지 말라 휘몰아치면

향을 잃은 경험은 기억이 된다.


그도 모자라 하얗게 덮어버린다.

무향 무채색으로 부정된 세상을

하늘이 간직해 줄지도 모르면서


찬바람만 휘익, 지나간다.


너도 나도 아무 일도 없었다면서

새 도화지를 거닐고, 또 거닐고


원망하는 고드름이 서글픔에 울어서

발자국을 새기며 뽀드득 이를 갈다가

미끄러져 휘익, 엎어져서야


세상이 머리맡에 우러나온다.

너 없는 그림을 다시 그려보고

향을 색칠하고 봄을 입히고


무심코 그려진 불그스름한 꽃잎에

하룻밤을 엎어져서 겨우 지워내고도

하얗게 덮인 자리엔 따스함이 남는다.


덧칠한 자리, 툭 튀어나와

번지는 붉은 채색을 애써 모른 척

간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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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