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루틴을 벗어났다.
‘정말 끄고 나왔나...’
주말에 가족들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 아이들은 지들(? 조금 삐진 투) 끼리 놀러 간다 해서 가고, 아내와 나는 카페에 가서 이야기도 하고, 책도 읽기 위해서 나왔다. 아이들이 가고 카페에 거의 다 왔을 때 아내가 묻는다. “우리 가스 끄고 나왔나?” “어? 껐나?” 우습다. 분명 가스는 다 껐다. 아내도 껐고, 나도 껐다. 그리고 우린 지금 걱정한다. 그렇다고 그 먼길(?)을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없다. 왜냐하면 분명 끄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걱정한다. ‘정말 끄고 나왔나...’
걱정이다. 나를 못 믿어서인지 분명 그렇게 했음에도 나를 의심한다. ‘안 껐을지도 몰라.’ 그리곤 행동하지 않는다. 왜냐면 껐으니까. 아, 쫌.. 껐다고.
걱정이란 그런 거다. 안 해도 되는 그런 거. 하지만 그때 우리는 루틴을 잊었다. 루틴에서 벗어난 것이다. 우리는 집을 비우게 되면 다른 건 몰라도 가스 확인은 한다. 반드시라 할 정도로 밸브를 잠갔는지 까지 확인하고 나온다. 누가 보면 지나치다 할 정도지만, 멕시코에 살 때 외출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주전자가 새까 많게 타고 있었던 경험이 있었다. 아찔 했었다. 이후 우리는 집을 비우게 되면 반드시 가스를 확인한다.
불안과 걱정을 없애려면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루틴에서 벗어난 다는 건 불안과 걱정을 야기한다. 역으로 불안과 걱정을 없애려면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항시 확인하고 점검하는 루틴으로 만들어 가면 불안과 걱정이 없어질 수 있다. 누군가는 걱정이란 말 그대로 '기우'라 한다. 하지만 쏟아지는 불안과 걱정을 피할 길은 없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처럼 뇌의 일정 부분을 조작하여 불안과 걱정을 도려낼 수도 없다. 그건 그저 영화에서 일 뿐이다.
불안과 걱정의 감정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움이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있어온 그런 자연스러움이다. 걱정 없는 삶이란 가능하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사실은 불안과 걱정은 그야말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걸 어쩌란 말이냐? 그렇다면 그저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저 자연스럽게 끼고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루틴으로 만들어가면 많은 걱정들이 사라지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운동하는 습관, 외출 시 가스를 점검하는 과정, 잠자는 시간 등 하루를 루틴으로 만들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간도 정해두면 좋다. 어떻게 보면 건조한 삶이 되어지는 듯 보이지만, 실은 삶이 풍성해진다.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삶이 행복해질 수도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와주어야 하는데, 안 나오니 걱정이다? 지금부터 아침 09:00부터 10:00까지 일주일 동안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시간으로 정해서 아이디어를 도출해 보자.
나는 불안과 걱정을 없애는 방법을 루틴에서 찾고 있다. 루틴은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마음이 불안한가? 걱정과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을 찾아서 그걸 루틴화 해보는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