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론은 박기훈이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막내아들인 박기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알게 된 이후 영화는 참이나 좋아하고, 드라마도 아내와 같이 볼 경우 같이 보면서도 리뷰를 써본 적은 없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느낌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세대에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서투른 탓이기도 하다. 절대 내 탓이 아니다. ^^
최근 많이 늦게도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아내와 같이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내용에 약간의 과장이나 축소나 등등의 수위조절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나에게 많이 와닿는 이야기도 있고 해서 1회를 본 이후 멈출 수가 없어서 며칠 만에 16개를 그냥 다 봐버렸다. 밤을 새우거나 하루에 몰아서 왕창 이런 건 아니고, 하루에 한두 개 정도 보고, 주말에 몇 개 몰아보고 하는 식으로 드라마를 끝냈다.
실제 직장생활이나 현실과는 다소 먼 듯한 내용도 있었지만, 만약 그런 게 없었다면 드라마로서의 재미를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결론은 재미있었다. 스토리의 전개도 빠르고, 내용도 탄탄하게 이어갔다. 드라마를 마무리하고 그렇다고 하면 결론상으로 가장 행복하게 된 사람은 누구일까를 생각해 봤다. 아주 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하면서 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결말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 드라마의 결말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막내아들인 박기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나이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한 때는 이름을 날렸고, 이의 실패가 있었고, 결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뉘앙스가 있었음을 볼 때 청소를 하고 있고 하면서도 아마도 시청자들은 기훈이의 영화에서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걸 그 나이에 시작한다는 건 앞으로 살아가면서 젊은 날의 열정과 삶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는 확신이다. 그게 행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용기와 의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박기훈이라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늦게나마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볼 수 있게 되어서 행복했다.
나의 아저씨는 명작이었다. 선덕여왕, 도깨비 이후 내가 본 드라마 중 역작이었다. 아직 미스터 션사인을 보지 않아서 미스터 션사인에 대한 평을 할 수는 없다. 암튼 나의 아저씨는 찡하게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 쟁쟁한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었고, 내용 자체나 내용을 풀어가는 작가님의 능력이 정말 탁월했다. 워~워~ 작가님의 능력을 감히 평가할 수는 없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탁월하다 이다.
이런 드라마는 늦게나마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볼 수 있게 되어서 행복했다. 드라마에 감사한다. 아마도 이 어설픈 글이 드라마에 대해서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우리 할머니께서 항상 '마지막'이란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마지막일 거 같다. 책에 대해서야 이런저런 생각들을 풀어 갈 수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엔 나는 너무 어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