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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Dec 01. 2022

웹툰예찬

50 넘은지가 언젠지 기억도 가물한 내가 못 고치는 고질적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에 한 번 빠지면 일정기간 동안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는 거다. 한때 중국 영화에 빠져서 허덕이다가, 다음엔 미드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었다. 그리곤, 나이가 좀 들어선 일드에 꽂히더니, 급기야 최근엔 웹툰에서 허우적 댄다. 웹툰을 보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웹툰 작가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나 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린 사람들이 내 세대에서나 겪었던 것들을 더 리얼하게 표현하고, 마치 가르치듯이 - 꼰대 짓으로 절대 보이지 않게 -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놀랍기 그지 없다. 나도 가만히 보면 나름 명언 꽤나 꿰고 있는데 요즘 웹툰을 보면 완전히 쌈박한 명언으로 도배되어 있다.


많이 배운다. 이 사람들 - 웹툰 작가님들에게.


멕시코에서 복귀하여 잠시 서울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을 무렵에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둘째가 돌아와서 같이 지냈었다. 순간 아이들과의 시간이 많아질 때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주말이면 지네들 시간도 바쁠텐데 아빠 데리고 다닌다고 영화도 같이 가서 보고, 쇼핑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하였었다. 아빠 입장에서 보면 고맙기 그지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때 나가기만 하면 우리 둘째 폰 좀 그만 보라고 했었었다. 그러다 도대체 둘째는 뭘 저렇게 보는가를 확인 했었는데, 그게 웹툰이었다. 지금이야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그땐 너무나 폰에 빠져 있는 것 처럼 보였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중독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중독에 가까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재미있다. 최근엔 웹툰 드라마도 많이 나오고 해서 내용으로만 보면 드라마가 먼전지, 웹툰이 먼전지, 저 드라마 원작이 웹툰인지, 관심이 없으면 잘 모를지도 모르나, 히트 쳤다라는 기사가 나오고 나서 보면 웹툰이라고 한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대사(웹툰에서도 ‘대사’라 하는진 모름.)도 정말이지 어떻게 그런 말이나 용어를 사용하는지 정말이지 감탄스럽다.


나는 성장배경 (1960년대 생)상 기업이나 직장, 시대물을 보게 되는데, 정말이지 겪은 나보다도 더 생생하게 표현되고, 말들이 그렇게나 가슴에 와서 박힌다. 감동은 감동대로, 감정은 감정대로, 속은 시원하게 때론 맵게 때론 서글프게,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다.


맛깔지다.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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