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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Jun 24. 2023

9. 운동 중독의 초입이라 하더이다.

50대 후반 아저씨의 운동기록

며칠이 지나도록 나는 체육관에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이상하게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있다. 팔 부위의 통증이니 다리나 복부 운동 등을 하면 될 것이지만, 체육관엘 가면 욕심이 생겨서 고통을 참고라도 운동을 지속할 것 같아서 아예 발을 끊었다. 통증이 많이 가라앉긴 했는데, 아직 미세한 통증이 남아 있다.


아마도 오늘은 체육관엘 가지 싶다. 무리는 하지 않으려 하는데 장담은 할 수 없다. 나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뜻 일 수 있다. 가게 되면 욕심이 앞서서 무리를 하게 될지 모른다. 예전과의 차이라면 통상 이렇게 며칠을 쉬면 아예 체육관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쉬는데 맛을 들일 수 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다. 쉬면서도 체육관엘 가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하는 운동은 고통을 수반하는 운동인데 그 고통이 왜 이렇게 끌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SNS 등을 보다 보니까 어떤 분이 통증이 있음에도 운동을 하고 싶고, 고통을 즐기게(??) 되는 수준이면 운동 중독의 초입이라 한다. 나는 거의 모든 면에서 중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내가 살아온 나의 삶에 있어서 중독은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중독이라고 억지로 갖다 붙인다고 하면, 우리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당연할 수 있는 일중독이 될 수 있을 것인데.. 그 마저도 중독이라 하기엔 나에겐 억지이지 싶다. 즐겼다고 하면 모를까.


운동 중독의 초입이라... 운동을 하고 싶다. 며칠 쉬어서 그런지 더 하고 싶다. 제일 하고 싶은 운동은 현시점 턱걸이와 딥스다. 팔꿈치에 무리가 갈 것이긴 한데, 마음이 앞선다. 오늘 체육관엘 가면 몸 풀고, 턱걸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리가 나면 딥스로 갈 것이고.


내 나이 무렵에 나의 체형이나 체질을 가진 사람이 운동에 중독되어 가고 있다고 하면, 정말 우습다. 나를 제삼자의 위치에 놓고 보면 정말 우스울 것 같다. 그런데, 제삼자가 아니라, 나로 돌아오면 이도 낙 중에 하나이다. 고통이 되었건, 통증이 되었건 나에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나를 이를 중독이라 부르지 않고, 즐거움이라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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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다 보니 팔꿈치 통증이 없어진다. 없어지는 것인지 무뎌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운동 중에 통증이 사라진 듯 느껴졌다. 턱걸이도 하고 딥스도 하고, 벤치프레스, 푸시업 등으로 운동을 이어갔다. 역시나 운동이 주는 즐거움은 고통을 잊게 한다. 며칠을 쉬었으니, 운동욕심이 생겨서 전체 부위를 하게 된다. 팔 운동을 하려고 아령을 집어 들었는데, 이런… 팔꿈치의 통증이 몰려왔다. 역시 아직은 무리인가 싶다. 팔운동을 제치고 복부 운동을 하기로 했다. 복부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즐거움이 동반되지 않는 고통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가다가 팩이 보이기 시작하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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