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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Sep 16. 2023

11. 루틴을 깨야하나.. 일단 깨고 나서 생각하자.

50대 후반 아저씨의 운동 기록

그동안의 회사 생활 중에서 내가 가진 방법은 루틴이었다.


나는 철강 장사꾼이다. 장사를 하다 보면 매월 목표 수량을 가지고 진행을 하게 되고, 월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액션을 취하게 된다. 그동안의 회사 생활 중에서 내가 가진 방법은 루틴이었다. 월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하루를 루틴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재고 등 파악하고, 어제 나간 것들 확인하고, 고객사별로 이슈 사항 점검하고 등의 일들이 월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루틴이었다.


살아오면서 무엇인가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는 나는 루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떤 목표가 설정되거나 만들거나 생기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가 당장 해야 하는 것들을 루틴으로 만들고, 이를 지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임계점이 다가오고, 목표가 달성되어 가는 그런 생활 방식, 아니 회사 생활을 해왔다.


즉, 회사 생활에서는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 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또 그렇게 했었어야만 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후에는 목표에 대한 그림은 확실하게 그려놓고, 이의 달성을 위해서 루틴을 만들어서 이후에는 목표달성보다는 루틴에 충실하다 보면 목표가 달성되는 그런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 3분할은 이상하게 싫다.


한동안 운동을 같은 방식으로 지속하다가, 얼마 전에 3분할로 바꾸어서 한동안 해왔다. 그런데 이게 영 몸과 마음에 붙질 않는다. 2분할 보다도 더 느슨해지기도 하고, 뭔가 느낌이 체육관에 가서 시간만 보내다 오는 그런 기분이다. 내가 어디에 흔들릴 사람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유튜브를 보면 누군가는 2분할, 3분할 등등의 이야기들을 하는데, 나에게는 길어야 2분할이 맞는 것 같다. 분할을 이야기하니 마치 운동을 한참이나 하고 이 분야에서 나름 고수(?)인 듯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초보 딱지를 떼려면 아직도 멀었고, 그렇게 조급하거나 서두를 이유도 없다.


그런데 이번 3분할은 이상하게 싫다. 최근에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는 게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다음 운동으로 이어지는 지경까지 왔는데, 이상하게도 그게 싫다. 3분할을 어느 정도 하고나서부터 이상하게 몸과 마음이 3분할에 다가가질 않는다.


나는 지금의 루틴을 깨고, 루틴이란 생각을 비워내기로 했다.


오늘은 멕시코의 독립기념일이다. 실제로는 내일(9/16)인데, 내일이 토요일이라 우리 회사는 오늘 휴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와 같이 아침을 먹고, 밖에 나가서 커피 한잔 하려고 준비하는데 문득 루틴을 바꿔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50대 후반에는 굳이 운동을 하면서 루틴을 따질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물론 하다 보면 루틴이 생기고 마음이 가는 운동방식이 들어오게 됨을 모르지 않는다. 또 그렇게 될 것이다.


해서 나는 지금의 루틴을 깨고, 루틴이란 생각을 비워내고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마음이 갈 것이고, 마음이 가는 운동 방식을 지속하다 보면 이게 다시 루틴이 될 것이다. 지금의 루틴을 깨보려 한다.


지금까지 거의 매일 해오던 푸시업 300개(세트를 나누어서)도 방식을 달리 해보려 한다. 체육관에서 사람들이 많으면 기구 사용이 원활치 않아서, 기구를 먼저 하고 나서 푸시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푸시업에 그렇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또 거의 집착이 되어 있었다. 마치 죽어라 운동을 했는데도, 푸시업을 하지 않으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의 집착이었다. 이도 내려놓는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나는 (선천적으로?) 깡 말라서 유산소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3분 달리기도 해보고 했었는데, 그만두고 말았다. 당시의 생각에는 3분 달리고, 5분 달리고, 10분 달리고 이렇게 시간을 늘려 가는 방식을 생각했었는데, 그만 흐지부지 되었다. 내 나이 때는 아마도 체형이나 체질에 상관없이 유산소 운동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체형에 대한 생각으로 유산소 운동은 의도적으로 피해 왔는데, 이도 바꾸어야겠다. 이유는 없다. 뭔가 다른 삶의 동력을 가지고 싶을 뿐이다. 정적 운동도 있지만, 역시나 동적 운동도 다른 측면에서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일단은 깨보려 한다. 지금의 루틴을 깨고 새로운 루틴이 만들어질 때까지 다시 해보려 한다. 운동이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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