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Cancun)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Cancun을 스페인식 발음으로 깐꾼으로 발음하고, 미국식 영어로 캔쿤, 영국식 영어나 우리나라에서는 칸쿤으로 발음한다. 칸쿤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위치한 유명한 휴양지다. 멕시코에 11년을 살면서 칸쿤 한 번 안 갔다 왔다 할 수는 없다. 이후에도 더 갔었지만, 처음으로 칸쿤이란 데를 가려한다. 같이 근무했던 우리 직원이 칸쿤을 다녀와서 정말 좋다고 했다. 다른 해변을 가려면 다른 해변들 가려는 돈을 모아서 칸쿤 한 번 더 가는 게 낫다는 말도 했다.
우리는 가족 여행을 하려면 경비는 다른 가정의 배가 든다. 6명의 가족들이 움직이려면 계획도 잘 짜야한다. 여행이란 게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계획을 잡아서 가족들에게도 이야기하고 협의도 해야 한다. 멕시코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아내와 나, 아들 셋, 끝으로 막내인 딸, 이렇게 6명이다. 6명이 움직이려다 보니 렌터카도 큰 차로 해야 하고, 호텔 방도 가족실이 아니면 방 2개로 예약해야 한다. 준비할 것들도 많다.
우리 가족은 산루이스포토시에 거주하고 있어 칸쿤으로 가는 직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멕시코시티로 이동을 해야 했다. 산루이스포토시에서 멕시코시티로 이동하여 항공편으로 칸쿤 공항에 도착하고, 도착하면 차로 호텔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칸쿤에서의 일정을 소화 후에 호텔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고, 멕시코시티로 항공편으로 와서 다시 산루이스포토시로 이동하는 모든 일정계획을 잡아야 한다. 먼저 아내와 같이 여행을 가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니 아이들이 좋아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우선 항공편과 호텔이다. 이 둘만 예약이 되며 나머진 하나하나 채워 가면 된다. 항공편을 찾아보고 일정을 맞추려 한다. 일정을 볼 때는 호텔도 같이 보아야 한다. 호텔과 일정이 맞으면 할인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일정을 여러 가지로 변경해서 알아보고 있었다. 우리는 나와 아내도 그렇고, 아이들도 여행사를 따라다니면서 패키지로 하는 여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꼭 그렇게 해야 될 상황이 아니면 우리는 우리가 계획을 짜고 예약을 하고, 우리가 찾아다닌다. 그러는 게 쉬고 싶을 때 쉬고, 어떤 장소에 더 머무르고 싶을 때 머무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는 쉬고 싶을 때 쉬지는 않는다. 어떤 여행이던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역시나 우리는 한국 사람이다. 기왕에 온 거 볼 거는 다 보고 가야 한다. 여행의 목적은 모르겠다. 여기도 저기도 가봤다는 게 중요했다. 사진 찍으면서 되도록 많은 장소를 찾아다니면 된다. 이렇게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이번 칸쿤 여행은 그러지 말자고 했다. 천천히 여유롭게 쉬고, 즐기다 오기로 했다.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우리 가족이 외식을 하기 위해 나가면 서로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오늘은 멕시코 사람들처럼 천천히 먹고, 천천히 나오자는 거다. 언제나 그렇게 하기로 하고 식당 문을 들어선다. 메뉴판을 받아 들면서 음료수부터 주문한다. 어떤 음식을 주문할지, 각자 하나씩 시킬지, 아니면 몇 가지를 시켜서 나누어 먹을지를 결정한다. 음식이 정해지면 주문을 하고, 다시 다짐을 한다. 이번엔 정말로 천천히 먹자. 저기 저 테이블의 손님들은 음식 나온 지 한참 되어 보이는데 아직도 먹고 있다. 아마도 늦게 들어온 우리보다 더 식당에 머무를 것이다. 저 테이블 나가기 전에는 절대로 나가지 말도록 우리도 천천히 먹어보자.
주문을 마치고, 무료로 서비스되는 빵과 음료를 먹고 마시고 있다. 음식은 왜 이리 더딘가? 시킨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안 나오는 건가? 이 부분은 짚고 가자. 내가 느끼는 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멕시코 식당을 가게 되면 언제나 음식 서비스가 늦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를 이런 측면에서 보고 싶었다. 통상 멕시코 식당에서 서빙하시는 분들은 음료가 서비스된 후 얼마 후에 가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빙한 후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디저트 주문을 받고 하는 걸 교육을 받거나, 경험으로 알고 있을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 속도가 빠르니 언제나 서빙하시는 분들이 예상하는 시간보다 빠르다. 그러니 우리는 서빙하시는 분이 자연스럽게 와서 서빙하고, 이후에 순서대로 와서 뭐가 부족한지 묻기도 전에 왜 이렇게 느리지 하면서 서빙하시는 분들을 불러대는 거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도 역시나 한국사람임에 틀림없다. 역시나 음식이 늦는다고 투덜대기 시작하였고, 음식이 나오자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옆 테이블을 보니 아직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리가 서빙하시는 분을 불러 디저트를 시키니, 서빙하시는 분이 살짝 당황해한다. 나온 디저트도 짧은 시간에 해치우자, 아이들이 가자고 하는 눈치다. 들어올 때 천천히 먹자고 한 다짐은 소용없다.
이번 여행도 어찌 될지 모르겠다. 여유롭고 쉬는 여행이 되자고 했는데, 그렇게 될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일정을 맞추어 법인장님께 휴가 승인을 받고, 항공편 예약을 했다. 호텔 예약은 All inclusive (모든 것 포함, 일단 호텔에 들어가면 먹고 마시고 숙박하는 모든 비용이 포함된 가격)로 예약을 하는 걸로 호텔을 찾아보았다. 호텔존에 위치한 호텔을 찾고 있는데, 아내가 날짜를 나누는 게 어떠냐고 한다. 우리 일정이 4박 5일이었는데, 2박은 호텔존 밖에 있는 일반 호텔로 하고, 2박은 호텔존에 All inclusive로 예약을 하자고 했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었다. 처음 가보는 칸쿤이니 주변 관광명소도 둘러봐야 하는데, 굳이 비싸게 주고 호텔존으로 전일정을 다 예약할 필요는 없었다. 호텔존에 가까이 있지만, 바다에 접해있지는 않은 호텔로 2박을 예약하고, 2박은 호텔존에 있는 호텔로 예약을 하였다. 가보질 않았으니 호텔이 어떤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리뷰 등을 보고 소위 가성비가 높은 호텔로 예약을 하였다. 이렇게 일정을 짜고 예약을 하는 것도 여행의 한 즐거움이었다. 아이들도 예약된 호텔의 리뷰도 보고, 사진도 찾아보고 신났다. 나는 호텔존에 있는 호텔이야 나빠도 거기서 거길 거라 생각했지만 밖에 있는 호텔의 상태가 살짝 걱정되긴 하였다. 이제 호텔 예약을 마쳤으니, 칸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고, 관광명소를 찾아다닐 차를 렌트하면 된다. 사이트를 조회하니 렌트 회사 리스트가 쭉 떠오른다. 그중에 하나를 골라서 차도 예약을 했다. 이제 거의 준비는 다되었다.
나는 우리 가족이 여행을 하기 전에 항상 가족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예상치 않는 일이 발생될 수도 있고, 때론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설사 그런 상황이 발생되더라도 짜증 내거나, 화내지는 말자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상황이 발생될 확률은 비교적 낮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