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2/2)

by 구자룡

볼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 바다가 너무나 이뻤다.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아침 일찍 멕시코시티 공항으로 이동을 하였다. 공항에서 아침을 먹고 드디어 칸쿤행 항공편에 6명 우리 가족은 몸을 실었다. 칸쿤 공항에 도착하니 입구에서부터 택시나 렌터카 업체의 호객행위가 많았다. 날씨는 역시나 덥다. 우리는 우리가 예약한 렌터카 업체의 직원을 따라 가서 차로 그 렌터카 회사의 사무실로 이동을 하였다. 사무실에서 나에게 준 서류 여기저기에 사인을 하고 차를 배정받았다.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진다. 집에서 새벽에 출발 해서 멕시코시티 공항으로 오면서, 공항에서 항공편이 지연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고, 멕시코에서 살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주 발생되기도 해서 칸쿤까지 오는 내내 긴장이 되기도 했다. 칸쿤에 오기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한 호텔에 전화를 해서 예약이 제대로 되어있는지도 확인했다. 예전에 멕시코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푸에르토 바야르타라는 해변으로 여행을 가려 호텔 예약을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방이 없다고 해서 아주 고생한 적이 있어서, 이후엔 반드시 호텔에 예약 여부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렌트한 차를 타고 예약한 호텔에 도착을 하였다. 호텔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했고, 우리 가족이 며칠 지내기에도 좋아 보였다. 아내와 아이들도 좋아했다. 호텔존도 가까웠다. 오늘은 우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호텔존에 우리가 묵을 호텔도 가보았다.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보였다. 주변을 돌아보니 휴양지 다웠다. 오늘은 다들 피곤할 것이니 호텔에서 쉬고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은 칸쿤 주변 관광명소를 다녀보기로 하였다. 다음날 우리는 치첸잇사로 이동하였다. 치첸잇사로 가는 도로는 이국적이었다. 이틀 동안 인근 관광명소 몇 군데를 찾아다녔다. 멋졌다. 어딜 가나 사람들도 많았다. 아이들은 지속적인 명소 방문으로 조금씩 지쳐갔다. 쉬자고 온 여행이 초반에 강행군이었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왔다.


칸쿤 스카렛(Xcaret)으로 이동하는 중에 기름을 넣어야 했다. 주유소에 들어가니, 주유 서비스하시는 분이 기름을 넣어준다. 다 마치고 계산을 하는데, 현금으로 500페소짜리 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기다리는데, 우리에게 우리가 준 돈이 50페소짜리 라면서 더 내야 한다고 했다. 순간 당황하여 돈을 더 주고, 약간의 거스름돈을 받고 나와서 가는 중에 우리가 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내가 현금을 ATM에서 찾으면서 50페소짜리는 없었고, 분명히 500페소짜리를 주었는데, 서비스하시는 분이 순간 바꿔치기하고 돈을 더 받은 거다. 화가 나서 욕을 해댔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가서 항의해봐야 소용없다. 괜히 항의해서 여행기분 상하고 싶지도 않고, 설사 항의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인정할 리도 없고, 주변 사람들이 봤다 해도 우리 편을 들어 줄리도 없었다. 아이들도 있고 해서 우리는 가던 길로 계속 갔다.


우리 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지나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국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니,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한 일이다. 현금을 지불할 때는 분명하게 눈을 마주치면서, 돈에서 눈길을 돌리면 안 된다. 돈을 세어주고 잔돈이 있으면 받을 때까지 돈에 집중해야 한다. 은행에서도 그렇고, 환전을 할 때도 그렇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너무나 화가 났었다. 도착을 해서 좀 지나, 주유소에서의 일은 잊혀졌다. 볼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 바다가 너무나 이뻤다. 해가 질 무렵까지 그곳에 있었는데, 그때의 광경은 아직도 머리에 생생하다. 아름다웠다.


호텔에서 관리하는 해변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바다 색깔은 너무나 맑은 파란색이었다.


다음날, 우리는 호텔존에 예약된 호텔로 들어가기 위해 아침을 먹고, 렌터카를 반납하였다. 이제부터 차 쓸 일은 없다. 호텔에서 놀고, 마시고, 먹고 쉬면 되는 거다. 야호! 아침에 호텔에 Check-in을 하려 하니, 우리가 좀 일찍 도착해서 방이 준비가 안되었다 한다. 그렇더라도 지금부터 시설 이용도 다 되고, 식당 이용도 할 수 있다는 안내를 해주었다. 우리는 Garden view를 예약했었는데, Ocean view로 해줄 수 없냐 하니, 그렇게 해주겠다 한다. 우리는 6명이라 방 두 개를 해야 했고, 연결된 방으로 Ocean view에 묵게 되었다. 호텔에서 예약이 필요한 식당은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식당들을 예약하였고, 일식당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일단 일식당을 포함한 다른 식당들도 예약을 마치고, 각각의 식당에서 요구하는 복장도 확인한 후에, 음료수를 마시려고 뷔페로 운영되는 메인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먹고 마시는 것은 다 공짜다. 실은 호텔비에 다 포함되어 지불된 거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술을 즐겨하진 않아서, 무제한 제공되는 알코올은 반갑지 않았으나, 그 외 음식이나 음료는 먹고 마실 수 있었다.


시간이 되어 Check-in 된 방으로 들어갔고, 아내와 나, 막내가 한방을 쓰고, 아이들 셋이서 한방을 쓰도록 했다. 아이들 셋은 거의 밤을 새울 것으로 예상된다. 밖으로 보이는 바다도 보기 좋았다. 방에서 짐을 정리해 놓고 밖으로 나와서 호텔 풀장을 거쳐 바다로 나갔다. 호텔에서 관리하는 해변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바다 색깔은 너무나 맑은 파란색이었다. 지금껏 해변을 가면 태평양의 바다를 주로 보게 되는데, 대서양 쪽 해변의 바다가 훨씬 이국적이면서 아름다운 느낌이 들었다. 오래간만에 봐서 그런지, 아니면 칸쿤에서만 그런지는 모르겠다. 칸쿤이 관광지구로 개발되어 관리 수준도 높았고, 아내와 아이들도 좋아라 했다.


우리 가족은 어딜 가면 되도록이면 다 같이 다닌다. 이게 "자, 다 같이 가자." 이런 게 아니라, 어디를 가면 자연스럽게 같이 다닌다. 아내에게 애들은 애들끼리 놀기를 원할 수도 있으니, 따로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하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해 두었는데, 밥을 먹으러 가면서도, 풀장에 가면서도, 해변으로 나가면서도 자연스럽게 같이 다니게 된다. 풀장에 누워서 책을 보고, 오가면서 서비스하시는 분들에게 음료수도 시켜 마시고 - 음료수를 가져다주면 되도록이면 팁을 주어야 한다. 이때 1달러짜리 지폐를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 너무나 여유롭다.


저녁이 되어 복장을 갖추고 예약된 식당엘 들어갔다. 이번엔 정말 천천히 먹자고 하고 들어가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와서 먹는데, 천천히가 잘 안된다. 우리보다 늦게 들어온 미국인들보다 더 빨리 먹고 나왔다. 나와서는 뷔페로 운영되는 메인 식당으로 가서 좀 더 먹고, 방으로 들어와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나갔다. 호텔 풀장과 풀장 너머의 바다 역시 보기 좋았다. 밤에 불빛을 통해서 보는 해변과 바닷소리가 너무나 좋았던 거다.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하고, 아내와 커피 한잔을 마시고, 어제와 비슷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오늘은 저녁에 일식당을 가기로 예약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신나 있었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내와 나 역시 여유로움에 젖어들었다. 풀장 옆에 누워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 해변의 바닷소리를 들으면서, 소설책을 보거나 아이들과 같이 노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고 시간이 되어서, 우리 가족은 기대에 부풀어 일식당으로 향했다. 여러 가지를 주문해서 먹기 시작하는데, 이런! 우리 입맛엔 영 아니다. 면 국물은 너무나 짰고, 초밥 - 우리나라 초밥과는 다른 -에 얹혀진 회는 흐물흐물했다. 우리 가족들 모두는 곧바로 실망을 했고, 서비스하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실망감을 감추고, 메인 식당으로 가기 위해 주문한 음식들을 대충 재빨리 먹고, 디저트를 주문해서 최대한 빠르게 먹어 치운 후 테이블 위에 팁을 놓고 나왔다. 우리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실제로 맛이 그랬던 것인지 우리는 일식당에 실망이 컸다. 컵라면이라도 가져올걸 그랬다. 칸쿤에서 돌아와서는 이도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안고, 칸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산루이스포토시로 돌아왔다. 여행의 기억은 너무나 좋았다. 멕시코에 주재하는 기간 중에 다시 가보려 한다. 칸쿤을 보면서, 멕시코에 살아오면서, 멕시코는 정말로 다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풍부한 관광 및 지하자원, 날씨, 사람들 등 모자람이 없는 나라인데,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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