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자룡 Jan 02. 2024

2024년에도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궁금하다. 나는 2024년을 또 어떻게 살아 낼 것인지가 궁금하다. 매년 버킷리스트나 할 일들, 목표들을 정리하다 보면 달성율이 40% 넘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이 회사일에서의 목표는 그렇게나 달성을 해가면서도, 개인적(가족, 건강 등등)인 일에는 너무나 관대해서 달성율이 그 수준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신년을 계획한다. 매년 나는 신년이 되면 그 해의 화두를 두곤 했다. 언젠가의 나의 화두는 진심갈력(盡心竭力)이었다. 그해에 나는 그게 필요했었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그렇게 했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올해의 화두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에 두고 싶으나, 실은 어렵다.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의 화두는 '그냥 하자.'였다. 매년 사자성어로 두었었는데, 장난기(?)도 발동해서 그렇게 했다. 이제는 생각 없이 살아도 세상사의 윤리나 도덕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자신이었음도 있을 것이다.


내 주변의 우리 세대의 친구들이나 직장 선후배들을 기준으로 보면 비교적 그렇게나 굴곡진 삶은 아닐 것이다. 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 정년퇴직을 했거나, 정년을 앞두고 있으니 굴곡진 삶이었다고 보기엔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다. 물론 60년 또는 그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야 무수하겠지만 서도, 큰 흐름의 줄기로 보면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 싶다.


우리 부모님 세대로 보면 전쟁을 겪으신 분들이니 비할 바가 아니다. 많다면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최근 방송에서 보듯이 8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활기차고 의미 있게 살아가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아직도 현역에서 철강 장사를 하고 있는 75세의 멕시칸 친구를 보면 실은 부럽다. 열정이 부럽다. 그 친구의 정년은 아마도 몸만 움직일 수 있다면 90 정도가 되지 싶다. 그런 열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2024년 신년이다. 신년이 되기 직전에 멕시칸 친구들에게 신년 인사를 돌렸다. 한국(동양)에서는 청룡의 해이며, 청룡은 도전과 용기를 의미한다는 설명도 같이 해서 메시지를 돌렸다. 역시나 다들 회신을 하고, 어떤 친구는 연말이지만 점심 시간 되면 먹자 해서, 같이 먹었다. 점심 자리에서 청룡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였다.


지난달에 아내와 같이 여행을 갔다가 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있어서, 그 여파 때문이었는지 다른 여행을 가려는 생각이 없어지는 바람에 연말 연휴에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주변에 스타벅스에서 아내와 같이 이야기도 하고 글도 쓰고, 체육관에서 운동도 하고 하면서 연말연시를 상당히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 멕시칸 친구 하나 불러서 식사나 같이 할까 싶으면서도, 아마도 멕시코 친구들은 다들 밖으로 나가 있을 것이다. 부른다면 그 또한 민폐가 될 수도 있겠다.


2024년에도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삶도 살고 싶다. 지금까지는 가족들과 더불어 같이 살아왔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오로지 내가 이루어 가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배워갔으면 좋겠다. 아빠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무엇인가를 홀로 노력하여 이루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정사에 미쳤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