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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10. 2022

160. 식물의 생존전략

식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습니다. 식물의 세계를 파고들다 보면 우리가 과연 식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보니 주변에 널려 있는 식물의 이름을 잘 아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흔한 꽃이나 땅에 엎드려야 보이는 작디작은 꽃에게도 저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백지 위에 우리가 알고 있는 식물의 이름을 적어보라고 한다면 얼마나 적을 수 있을까요. 이름 열 개를 막힘없이 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나마 식물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식물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았을 때 그 신비로움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그들의 아름다움을 깊게 체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한 자리에서 이동이 불가능한 식물은 나름대로 종족을 번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대부분은 나비나 벌 등 곤충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어떤 종류들은 바람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금 특수한 경우에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물은 다른 매개체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들이 자신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 즉 모양을 화려하게 꾸민다든지, 아니면 향기를 낸다든지 하는 것인데, 더 크고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헛꽃을 매달아 변신하기도 합니다.     

‘타이탄 아룸’이라는 꽃은 일명 ‘시체꽃’이라고 불리는데 꽃에서 향기가 아닌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입니다. 이 꽃이 이런 냄새를 풍기는 이유는 바로 파리의 도움을 받기 위한 것입니다. 파리가 좋아하는 향을 내뿜어 파리를 가까이 오도록 하는 것이지요.     

질경이는 사람이나 동물의 도움을 받는 식물입니다. 마차 바퀴에 붙어서 종족을 번식시킨다고 해서 차전자(車前子)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렇다 보니 길가 또는 빈 공터에서 흔히 자라고 다른 동물이 밟아도 꺾이지 않도록 줄기가 없습니다. 그러니 만일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질경이가 있는 곳을 찾아 방향을 잡으면 민가가 있는 곳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소나무는 바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러니 굳이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수꽃이 위에 있어 수정을 쉽게 하는데 소나무는 수꽃이 아래에 있고 암꽃이 위에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수정이 되면 편하기는 하지만 계속 그 형질만을 갖게 돼 퇴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소나무는 암꽃이 위에 있어 자체 생식이 어렵게 함으로써 다른 곳으로부터 바람을 타고 날아온 꽃가루와 수정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래야 우량종자를 생산해 낼 수 있으니까요.     

식물들의 다양한 생존전략을 보며 깨닫게 되는 것은 타인과 함께 협력하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 협력을 위해 식물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과연 어떤 생존전략을 갖추고 있을까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 타인과 함께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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