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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스미다 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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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09. 2022

66. 가치를 만드는 것

어떤 사람이 작은 쇳덩어리 하나를 팔고자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가격은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내게 있는 쇳덩어리를 그냥 팔면 몇 천원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은 세상이 그 쇳덩어리에 매겨 놓은 가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요.


그러나 세상이 매겨 놓은 가격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 쇳덩어리를 1300도 이상의 높은 열로 가공해 무기나 농기구, 불판 등으로 만들어 팔면 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습니다. 처음의 쇳덩어리는 그저 쇳덩어리에 불과하지만 가공을 했을 때는 인간에게 이로운 물건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 쇳덩어리에 작가의 혼을 불어넣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 만든다면 그 값어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것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재료는 다 같은 쇳덩어리일 수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각각이 지닌 가치는 그만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도 그러합니다. 나를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느냐는 나 스스로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냥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다 죽을 수도 있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삶의 과정을 인내하며 세상에 조금 더 이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일 혼과 열정을 불어넣어 내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면 그때는 세상에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 땅에서 우리의 생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쇠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듯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얼마든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 과정에는 반드시 남들보다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나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 삶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을 때 우리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사회를 조금 더 이롭게 만드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만일 내 삶을 단 하나뿐인 빛나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 열정과 노력에 더해 내 자신을 모두 바칠 수 있는 혼이 깃들어야 합니다.


어떤 꿈을 꾸고 어떤 것을 성취해내는지에 상관없이 세상이 이미 만들어놓은 잣대가 아닌 내 스스로 만든 가치에 도전하고 성취해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가장 귀한 것은 누구도 가격을 매길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내 자신만이 가격을 매길 수 있을 테니까요. 


내 삶은 오롯이 나에 의해 결정되는, 오로지 내게만 주어진 질료입니다. 내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결정하는 것도 나이고 내 삶에 책임을 지는 것도 나입니다. 나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를 위한 것이며 내게 주어진 삶을 귀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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