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자 커트레빈은 조직의 변화 관리를 ‘Unfreezing – Moving – Refreezing’ 의 3단계 를 이야기하였고, 경영학자 존 코터는 ‘위기의식고조 – 변화선도팀구성 – 올바른 비전 정립 – 소통과 비전 전달 – 권한 부여 – 단기성과 확보 – 변화의 속도 유지 – 변화를 기업문화로 정착’의 8단계 프로세스를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과거와의 단절, 위기의식 고조 등과 같이 실천 전략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 같은 Process상의 순차적인 흐름도 중요하겠지만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조망하면서 다시 문제를 바라보면 이 모든 것은 결국 기존 인식과 관습들을 원하는 새 모습으로 변화해 나가기 위한 개인과 조직간의 새로운 관계 맺음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 맺음에 대하여 경영학적으로 볼 것인가, 사회학적으로 볼 것인가, 심리학적으로 볼 것인가, 교육학적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관계 맺음의 효과적인 여러 접근법들이 존재할 것이다.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좀 더 살펴보자. 먼저, 조직이 주도가 된 관점에서 변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고 하면 맥그레거의 X이론에 근거하여 개인은 조직의 의도대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며 조직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조직의 전체의 운영의 효율성과 성과를 간과할 수 없기에 조직구성원 개인의 니즈에만 집중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기도 어렵다. 이와 또 다른 방향으로 개인의 내적인 자발적인 에너지에 따른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도 온전히 개인만의 요인인지도 명확히 얘기할 수 없다. 주변 상황/맥락에 따라서 나도 모르게 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의 상황과 맥락, 더 나아가 조직의 맥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렇게 조직문화혁신은 다양한 관점들의 관계 속에 구성원들이 입체적으로 놓여 있기에 뚜렷하게 일방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 동안의 우수한 성공사례들을 통해서 미션, 비전, 가치, 리더십, 제도, 소통, 업무환경 등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조직문화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워 왔다. 이 중에서 많은 조직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3가지 우선 순위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공유된 비전이다. 공유비전은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품고 있는 가까운 미래의 그림 또는 이미지이다. 공유비전은 조직에 스며들어 다양한 행동에 일관성과 응집력을 부여하는 공동체의식을 만들어낸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을 공유해야 변화의 첫 걸음으로서 조직문화의 변화방향이 설정된다.
둘째, 리더십이다. 조직문화의 변화 방향성이 설정되면 그것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리더십의 힘이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리더십은 먼저 리더의 영향력으로서 변혁적 리더십으로서의 모습이 요구된다. 이상적인 영향력, 영감적 동기부여, 지적 자극, 개별적 배려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기대를 초월하는 업적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와 함께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설계된 HR제도(평가 및 보상), 조직구조 등과 같은 시스템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는 있는 리더의 힘도 리더십에 포함된다고 하겠다.
셋째, 개인에 대한 배려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이러한 생각과 뜻들이 모여서 거대한 물결이 이루어 조직의 변화가 시작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구동하기는 어려운 모델이다. 조직구성원의 상당수는 조직으로부터 수동적으로 변화의 방향과 모습을 부여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결국, 조직구성원이라고 할지라도 나의 목적이랑 조직의 목적을 저울에 놓았을 때 항상 개인에게 무게추가 기울기 마련이다. 개인에게 기울어진 무게추를 억지로 가볍게 하거나 조직의 무게추를 더 무겁게 두려고 하기 보다는 이러한 개인의 특성을 인정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인위적인 무게추 조정이 효과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조직문화의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조직 구성원 개인을 배려하여 그들의 내적 동기가 자극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존 애킨스(1964)와 같은 인지심리학자들은 인간을 원래 자신의 능력을 발달시키고 자신의 성취를 즐기도록 유발된 존재로 보았다. 비전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올바른 리더십을 보인다면 개인은 본인의 성장의지에 기대어 변화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개인과 조직의 관계를 구조적 대립과 갈등으로 보고 서로 극복의 대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보다는 조직과 개인이 동행하는 관점으로 개인의 저항을 줄여가면서 변화가 연착륙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겠다.
<참고문헌>
1. 강진구(2017), 위기를 변화로 바꾸는 힘, LG경제연구원
2. Peter M. Senge(1996), 학습하는 조직, 에이지21
3. 신명희 외 공저, 교육심리학의 이해,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