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헨리에타의 첫 겨울》
아이는 처음 맞는 겨울을 알아챌 틈도 없이 지나왔습니다.
아기집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사람 얼굴 보고 웃기 시작하는 사회적 미소, 손을 한참 바라보다가 흔드는 자기 손 발견, 아, 우 소리를 내는 옹알이, 한쪽 발을 넘기며 시작된 뒤집기, 이제는 그야말로 무한반복 뒤집기 지옥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간간이 예방접종을 하며 서럽게 울고, 거울 속 자신을 아직은 알아보지 못한 채 방긋 웃습니다. 배방구 놀이를 하면, 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웃는 상호작용도 이어 갑니다.
롭 루이스의 그림책 **《헨리에타의 첫 겨울》** 속 다람쥐 헨리에타는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을거리를 저장할 곳간을 만듭니다. 편안히 겨울잠을 자던 헨리에타는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곳간 문을 열어보지만, 먹을거리들은 이미 쏟아져 집 밖으로 흩어지고 맙니다.
헨리에타는 다시 먹을거리를 모아 곳간을 가득 채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갖 벌레들이 나타나 겨울 식량을 몽땅 먹어치워 버립니다. 결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시 식량을 채운 헨리에타, 너무 기쁜 나머지 친구들을 모아 잔치를 벌입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나니, 이를 어째, 곳간이 텅 비어버렸습니다. 밖은 눈으로 덮여 있고, 숲 속에는 열매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텐데요. 헨리에타는 배도 부르고 너무 피곤해 그만 잠이 듭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 숲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가누고, 뒤집고, 뒤집기 지옥을 조금씩 벗어날 즈음, 우리에게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아이를 안고 잠깐 산책을 나섭니다. 매화 향기도 맡게 해주고, 개나리와 목련꽃도 보여줍니다.
아이는 겨울을 지나, 첫 봄을 맞이합니다.
이로운, 봄이야!
아이는 자라고, 삶을 다시 읽습니다.
[함께 읽은 그림책] 《헨리에타의 첫 겨울》 | 롭 루이스 (글/그림) | 정해왕 (옮김) | 비룡소
글 | 서정연 아이가 자라는 찰나를 지켜보며, 그림책 속에서 삶의 물결을 발견하고 기록합니다.
[이로운 책] 매거진을 구독해 주세요.
매주 화·목요일 오후, 다정한 그림책 한 권으로 당신의 일상에 평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