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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ㅡ별꽃 Dec 26. 2021

아침 단상

베란다 너머 화단에

하얀 눈이 곱게 쌓였다

고양이 발자국이

촘촘하다


꽃잎 하나 허투루

보내기가 싫어

창가에 앉히고


책갈피에 숨어

마른 갈증을 품을 들꽃엔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입혀둔다

너는 네 맘 가는 대로

나는 내 맘 가는 대로


그렇다고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게는 말고


동백꽃차 한 모금을

우물거릴 때

까치 한 마리가

창문 안 별이를 엿보는데


별이는 화단 앞

냥이 오빠를 발견한다


까치가 날자 나무에

쌓인 눈가루가 흩날린다


까치는 별이를 찾고

별이는 냥이 오빠를 보고 짖고

냥이는 제 짝에게 돌아간다

베란다 창가엔

365일 펄럭이는 태극기가

아름답다


너는 네 맘 가는 대로

나는 내 맘 가는 대로


라는 것 없는

딱 요만큼의

평화와 자유가 숭고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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