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울이는 정말 행복한 아이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호자님들과 함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호자님 가정에서 태어나서 사랑받고 자랐고, 보호자님들이 마지막도 지켜주셨습니다.
병들면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시는 분들도 정말 많은데 보호자님들은 저희가 해주는 것보다 훨씬 더 케어를 잘해주셨고 마지막까지 밥도 먹여 보내셨어요. 여울이가 지난해 시월을 못 넘길 줄 알았는데 저희도 참 놀랐습니다. 제 수명 다하고 갔으니 편하게 보내주시고 막내 아드님도 참 고생 많았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그림ㅡ황성자
초록색 쉬폰 롱원스피스를 입은 그녀는 강화에 있는 카페를 찾는다. 글 쓰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특별한 시간이기에 그 특별함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함이다.
그녀만의 공간 그녀만의 퀘렌시아! 그 한 뼘의 공간을 누군가 차지해버렸다.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카페 뒤뜰 잔디밭에 앉는다.
등을 보인 한 소녀가 부는 하모니카 소리,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바람 끝에 매달린 풀냄새 바다 냄새가 향긋하다. 햇살은 잠시 그녀의 눈을 감긴다. 문득 빗살 속으로 걸어오는 아주 작고 앙증맞은 아이. 그 아이는 그녀의 손끝쯤에서 멈춘다. 여울이다. 그녀는 밥 한술과 북어를 입에 물고 꼭꼭 다져서 아이에게 먹여준다. 아이를 무릎에 올리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는다. 갈색과 은색이 어우러진 털이 햇빛에 더욱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