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 정도 차를 타고 물레야꾸 다른 마을로 이동한다. 허름한 양고기 꼬치구이 식당이다. 고기만 먹을 것이냐 내장도 먹을 것이냐 묻는 주인. 난 내장도 먹겠다고 한다.
처음으로 한국사람이냐 물어봐준 식당 주인에게 맞다며 반색을 하니 갑자기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삼성 갤럭시 폰인데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며 '아이 러브 삼성! 아이 러브 코리아!'호들갑을 떨더니 '아이 러브 유!'양손 엄지를 치켜드는 센스란. 머나먼 북아프리카 변두리 시골마을에까지 그 위상이 알려진 우리나라 대기업 삼성! 가슴이 뭉클해진다.
큰 별이 지다
우리나라를 경제 대국으로 이끌어 주고, 세계 어딜 가도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세계적으로도 크나 큰 별 이건회 회장님께서 얼마 전 타계하셨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과 깊은 존경심을 담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잘 몰라! 왜 몰라?
어림잡아 초등학생 5~6학년쯤 되어 보이는 소년 둘이 서빙을 하고 양꼬치를 꿰는데 아들이냐 물으니 일하는 아이들이란다.
하필 이곳에서 폰도 방전되고 카메라까지 방전되어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크레이지! 크레이지 플라이!"
갑자기 벼락 치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중년의 남자 하나가 민소매 차림에 복슬복슬한 가슴털을 내놓고 파리랑 싸우고 있다.
내장과 함께 꼬치에 끼운 채 구운 양고기와 빵, 오렌지 주스, 그리고 볶음밥까지 한꺼번에 나온다. 우리나라 된장과 비슷한 색감의 소스와 붉은 소스도 곁들여졌다. 된장처럼 생긴 소스는 콩과 가지를 쪄서 으깨 만든 것이라는데찜찜한 비주얼에 손도 못 대다 개미 알만큼 찍어 혀에 대보곤 빵에 발라 흡입한다.
벽에 걸린 낡은 선풍기 한대가 전부인 이곳,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양꼬치에 붉은 소스를 찍어 한입 베어 문다.육즙이 '팡팡' 튀는 고기 맛에새콤하고 매운맛의소스를 더하니 입안에 아찔한 현기증을 남기고 위장으로 급하게 달려간다.
"이 붉은 소스 이름이 뭐야?"
"잘 몰라."
"왜 몰라?”
"Oh my god! I know. 잘 몰라. “
"그러니까 안다는 거야 모른다는 거야?"
답답했는지 서버는 종이에 charmola라 써 준다. 자료를 찾아보니 chermoula sauce다. 그날 이후로 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툭하면
‘잘 몰라? 바보“라며 놀려댔다.
밥 한 톨 안 남기고 모처럼 폭풍흡입을 하니 건강이 차오름을 느끼며 또한 정신도 맑아진다. 몸의 지배를 받는 게 정신이라더니 이따금 불청객처럼 찾아오던 블루함도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