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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 유학생 상도 Jan 17. 2023

당신의 일본 유학이 인생 낭비인 이유 上

일본 유학을 가게 되면 느끼는 단점들

 최근 유튜브를 보면 일본 여행 브이로그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 덕분인지, 지난번에 오사카를 갔을 때 한국인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아마 일본 여행 브이로그를 보는 분이건,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분이건 어느 정도 해외 유학 생활에 대한 꿈과 환상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그중의 하나였고요.


 그렇지만 오늘은 여러분의 환상을 없앨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친 일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죠.


 저는 일어일문학과지만 감히, 이런 말을 하려 합니다.



 여러분은 일본 유학,
가지 마세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느낀 일본 유학의 단점들과 가봤자 시간낭비인 이유까지도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기숙사 홈바


아니 분명 일본 유학 잘 보내고 있었잖아?


그렇죠. 실제로 그렇습니다.


“동아리 축제 3일간”


 이 글만 봐도 일본 대학에서 학교 축제를 즐기고, 동아리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본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고요. 주에 2~3회 정도 가는 헬스장에서 친구가 생겨서 같이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또 어느 날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거나, 노래방을 가죠. 새해 첫 맞이도 친구와 같이 도다이지에서 ”해피뉴이어“를 외쳤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저는 일본 유학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일본 유학은 시간 낭비입니다.

 특히나 아무 생각 없이 일본에 유학은 와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일본 유학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실제로 일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아래의 내용을 꼭 읽어주세요.

 여러분의 몇 년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오사카 옛날 삶 박물관의 티켓

1.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일본 유학을 해서 “남는 게 뭘까요?


 여러분이 일본 유학을 갔다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봅시다.


 “나는 일본 유학을 해서 뭘 얻었을까? 뭘 얻을 수 있을까?”


 아마도 대답을 못 하실 겁니다.


 없거든요.

 얻은 게 아무것도 말이죠.


 그럼 반대로 생각해 봅시다.

 지금 여러분이 1년 정도 혹은 몇 달간 공부해서 토익이던 JLPT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야 나 자격증 땄어!”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일본 유학에서 무얼 얻었는지 질문을 하는군요.


 “…. 그냥 1년 일본 유학 다녀왔어. 다다미 방에 살아보니까 너무 춥더라. 한국 보일러는 참 좋은 거 같아”


 이게 일본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로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일본 생활을 해보고 별로였다고 하는 사람들이 거치는 과정이죠.


 저는 사랑하는 구독자 여러분이 이런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습니다..



구로몬 시장

2. 시골이라는 게 문제다

 아마 일본 단기 유학을 오신다면, 시골 쪽으로 많이 오실 거라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 전 단기 유학이라면 무조건 도시보다 시골을 추천하는 편인데, 시골도 나름의 단점이 존재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시골 vs 도시 유학 어디가 좋을까?”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면 좋을 거 같네요.


 각설하고 시골로 유학을 오시면 장점도 있지만, 몇 가지 크나큰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여긴 “놀기” 위한 유학을 보내긴 조금 어렵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마 유학 생활 중에 여행을 많이 가려고 할 겁니다. 혹은 놀러 가거나 말이죠.

 

 시골로 유학을 오면 “할 게 없습니다.”

 저야, 브런치를 연재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취미로 요리를 합니다. 여기서 주에 몇 회 정도 헬스장에 나가거나 책을 읽으러 카페에 나가곤 하죠. 그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학교만 다니는 유학생보다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덜 한가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걸 하고 있는 저도 시간이 꽤나 남습니다.


 그런데, 이 남는 시간에 여행 가기도 마땅치 않습니다.

 우선 교통비도 너무 비싸고, 멀리 나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장기 여행을 계획하고 가면 좋지만, 사람에 따라서 그런 걸 또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죠. 바로 저처럼 말이죠..ㅎ;

 

 스스로 자신의 “하고 싶은 것이나 해야 하는 것”을 찾아서 할 수 있다면 좋겠죠.

 그러나 제가 이때까지 만난 제 또래의 애들은 그런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만난 어른들 중에서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거든요.


 여러분의 경험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본 현실에서는 “휩쓸리는 파도에 허우적 대는 사람”이 “파도의 흐름을 타는 사람”보다 많았거든요.

 그리고 일본 유학이라는 파도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진정으로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았지만, 상황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그게 운명이겠죠.


 지금의 파도를 잘 이용할 방법을 궁리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고, 대다수는 그보단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쁜 게 현실입니다.



 

오사카 디즈니 스토어

 3. 진정한 친구는 여기서 만들기 참 어렵다

 솔직하게 말해서 일본 유학을 와서 가장 큰 장벽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일본인과 친해지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들 여기서 좌절하고 외로움을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MBTI가 반반이긴 하지만, E(외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한국에서는 친구관계에서 그다지 힘든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오고 나서는 쉽지 않더군요.

 

 위의 글의 2편에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좋은 관계”는 가질 수 있지만 “깊은 관계”를 가지기는 어렵거나 가질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질 수 없다고 보는 측면에 더 큽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높은 확률로 그럴 것이라는 이야깁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녹아내려야 한다는 것이죠.

 심지어 이미 관계를 구축한 그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람들보다 더 알맞고 잘 눈치 있게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 사람들 중에선 한국인과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분명 있을 겁니다.


 반면, 그와 동시에 그 사람들의 사생활이나 일정이 있죠.

 특히 일본 같은 경우 아르바이트의 시프트가 한 달 전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약속을 잡기가 좀 힘듭니다.

 기존에 있던 친구들이랑 만나는 것도 힘든데, 외국인 유학생까지 만나긴 쉽지 않습니다.

 그 일정을 다 소화하고 저를 만나는 것 자체도 피곤하기도 하고요.

 실제로 저도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그 부분이 이해가 갔습니다.


 두 번째로 “1년 후에는 거의 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들어가 있습니다.

 단기 유학생의 슬픈 점인데, 사실 그 사람들과 친구가 돼서 오래가기가 어렵습니다.

 이건 상대 쪽도 알고 있고, 저 자신도 알고 있는 점이고요.


 1년 후에는 만날 일이 없을 사람을 굳이 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만날까요?

 저였어도 차라리 일본에 있는 지인을 한 번 더 보려고 했을 거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대 쪽에서 와주는 경우는 더 적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제 추천은 처음에 만날 “튜터” 친구와 오래 사귀는 걸 권장해 드립니다.


 세 번째로 “넓고 얕은 관계”가 여러분을 괴롭게 한다.


 간혹 정말 운이 좋게 “깊고 친한 관계”를 만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아래의 내용을 굳이 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일본인 친구를 만들기 어려워하시는 분들만 아래의 내용을 봐주시면 됩니다.


 제가 유학을 하는 동안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도대체 왜 유학 와서 향수병을 느끼고, 외로워서 한국으로 귀국할까?”


 이유는 혼자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등 다양하게 있겠지만, 가장 큰 건 “넓고 얕은 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넓고 얕은 관계의 문제는 자신의 속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단 것입니다.


 힘들 때 힘들다는 이야기를 못하고, 괴로울 때 괴롭다는 이야기를 못합니다.


 특히나 일본 사람들 특징 중에 “자신의 속내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한몫합니다.

 그래서 친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고 이전 글에서 이야기 한 바가 있습니다.


 넓고 얕은 교우관계는 “내 속”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썩게 됩니다.

 그리고 이 썩은 것들은 계속 안에서 부패를 해나가죠.

 어느새 이 부패가 자신의 몸을 다 갉아먹을 때, 향수병을 느끼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 속에는 외국 사람이니까 말도 안 통한다는 부분도 한 몫하겠죠.



 

이전에 해본 성격 테스트


 저는 그런 이유로 여러분에게 일본 유학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더 클 거라고 감히 이야기드립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유학에서 “얻은 것”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네?

 안 좋은 점 다 이야기하더니, 왜 갑자기 ”얻은 것“을 이야기할 거 냐구요?


 그야, 단점이 있다면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분명 일본 유학을 가면 얻을 수 있는 게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저”라서 얻은 겁니다.

 누군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이미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제가 얻은 걸 얻지 않고 다른 걸 얻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얻은 걸 얻지 못하고 그냥 유학을 마무리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감히 전 여러분에게 유학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경험 삼아서라도 굳이 도전하지 않는 걸 권장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 일본 유학에서 “얻은 것”이 있습니다.


 다음 주, 1월 24일인 제 생일에 그 기념으로 “얻은 것”을 독자 여러분에게 나누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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