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무언가를 결정짓는 것은 언제나 찰나의 한 순간이다.
상실한 치아를 수복하기 위해 몇 백만 원의 돈을 지불할 치과를 결정하는 데에는 전화통화 너머의 단 몇 초의 목소리이거나, 나의 평생을 반려할 수 있는 동반자는 고작 몇 초의 오고 가는 눈 짓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스치는 순간의 한 장면이 내내 잊지 못할 경험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원동력이 되어주고 나를 더 멀리로 이끌어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결국,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들은 일어날만하니까 일어나는 것이다. 선택은 찰나의 한 순간으로 탄생하지만, 그 선택을 위해서는 무언가 앞서 경험한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것은 어제의 날들이 모여서인데, 굳이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