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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Jul 08. 2021

서울 변두리 촌놈 위한가이드북

클라우드 펀딩으로 구입한 서울 안내서'서울.zip'

나는 동대문구 면목동에서 태어났지만 실제 고향은 암사동이다. 도심과는 먼 공간이었지만 어쨌든 나는 암사동에서 40년 가까이 살아왔다. 내가 동네에 온 직후 서울로 편입되었던 곳, 비록 당시 맨날 홍수만 나고 울적한 곳이었지만 어쨌든 나는 8 학군 서울 사람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쓸데없는 프라이드가 조금씩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 산다는 이점은 내게 분명한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국을 목표로 하는 모든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이 서울에서만 열린다는 점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이점이다. 지방에 사는 친구가 이런 말을 했거든. 


난 내한공연 보려면 무조건 자고 가야 해

지난 2020년 말, 클라우드 펀딩으로 구입한 ‘서울.zip’은 서울의 로컬 문화를 기록한 아카이빙의 성격을 가진 책이다. 이 책에는 비록 일부뿐이지만 서울 사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서울의 문화가 담겨있다. 한국 문화가 대세고 이것 때문에 세계에서 한국으로 몰려올 것이라는 말은 많았지만 결국 코로나 19 사태로 그 모든 건 무산이 되었다. 

이 책도 물론 그런 상황으로 준비한 것은 분명하다. 안 그러면 굳이 한국인들 대상으로 좌수는 한글, 우수는 영문인 인터뷰 텍스트를 실을이유가 있나. 

좌수는 한글, 우수는 영문이다. 이게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그래도 이 책은 서울을 사는, 또는 서울을 알고 싶고 서울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여행 가이드북이 될 수 있다. 책 초입은 현재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에서 소개하는 서울과 실제 서울 로컬들이 느끼는 서울에 대한 괴리와,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책의 취지와 서울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담겨 있다. 

그 다음,  이 책에는 을지로와 충무로, 한남동과 이태원, 홍대와 연남동, 강남 등 서울의 소위 핫플들에서 만날 수 있는 노포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물론 내가 사는 강동과 성북, 강서와 노원 등 빠진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외국인 관점에서 서울로 놀러왔을 때 꼭 들러봐야 할 포인트는 대부분 담겨 있다. 

충무로 명물 뚱보 통고기와 필동분식
홍대의 레트로 음악 바 '곱창전골'
성수동 커먼그라운드

그냥 텍스트로만 설명했다면 좀 심심하겠지. 이 책의 킬링 포인트는 일러스트. 서울 핫플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의 일러스트는 3만 원 가까이 되는 이 책을 구입하게 한 원동력이다. 서울 변두리 촌놈인 내가 힙지로와 홍대, 강남과 이태원에서 사랑하는 공간의 일러스트 드로잉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하…… 서울 살이 힘들다고 하지만 다들 곰곰이 생각해보자. 왜 서울에 사는지. 서울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받는 것이 분명 있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일 수만 있다면, 힘든 서울살이 그렇게 억울하지만은 않을 거 같은데. 아. 자랑 하나. 이 책은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한 책이라 어디서 구할 수도 없고 재판될 여지도 없어 보인다. 빌려보고 싶은 사람은 댓글로 내게 요청하세욥!!


탐나는 분 댓글이나 카톡 plz

P.S) 아, 이 책 구입 굿즈로 받은 포스트잇 두 개 나눔합니다. 필요한 분도 댓글 또는 카톡으로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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