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는 뽑은 멤버에 대한 책임이 있어: 기존 구성원 편
서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며 즐겁게 합주합시다
보통은 기존 합주곡 중 밴드 색과 잘 맞는 곡들을 오디션 곡으로 정해, 여기저기 멤버 구인을 올렸겠지? 멤버가 비어 허전하겠지만, 밴드는 새로운 멤버를 구할 때까지 손을 놓을게 아니라, 한 두 번이라도 합주를 할 타임이다.
‘취미 밴드 오디션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원자 편’에서 말한 대로, 밴드 멤버들도 지원자를 살펴보겠지만 지원자도 밴드를 살펴보고 있다. 오디션 합주때 딱딱 맞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지원자가 마음에 들더라도, 오히려 지원자가 ‘No’를 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멤버 하나 빠졌다고 섹션이 하나도 맞지 않는 밴드에 누가 가입하고 싶겠나. ‘멤버가 하나 없으면 연주에 흥이 나지 않는다'는 변명 따위는 하지 말고. 새사람 한 명 들이는데 그 정도 노력은 해야지.
너는 네가 길들인 것들에 대해 책임이 있어
이제 오디션을 봤고 멤버들과 그에 대한 평가를 마쳤고 합격을 통보했다면 그 결정에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연주가 마음에 들었건 사람이 마음에 들었건, 한 번 멤버로 받아들였다면 밴드 멤버 전원이 새로운 멤버에 대한 책임이 있다. 프로 밴드도 한 번 영입한 멤버를 쉽게 해고하지 않는다. 한 번 손발을 맞추게 되면 서로 길들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왕자에게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책임이 있어’라는 말은 취미 밴드도 마찬가지다.
연주 스타일이 안맞거나 스킬 자체가 부족하다면 오디션에 합격한 새 멤버도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야겠지만 밴드 멤버들도 어느 정도는 새 멤버의 기량과 스타일을 존중해야 한다. 성격이 맞지 않거나 트러블이 생긴다면, 그에게도 변화가 생기기를 바라는 동시에 성격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이해하고 서로 동화되기 위해 밴드 리더와 멤버들 역시 노력해야 한다.
당신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실 수 없습니다.
노력했지만 새로 들어온 멤버의 기량이나 성정에 변화가 없다면, 이제는 빨리 방출하는 수 밖에 없다. 그 기간이야 팀마다 사람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보통 공연을 한 번 했을 때 갑자기 그만두겠다는 멤버가 나온다면 리더는 밴드원들과 따로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같이 있으면 ‘쟤 때문에 못하겠다’는 말은 못꺼내거든. 특정 멤버 한 두 명이 새로운 멤버와 트러블을 일으킨다면 상황을 파악해 중재하고 잘 달래거나 해야겠지만, 새로운 멤버가 동화되지 못하고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리더가 따로 이야기해 멤버를 놔주는 수 밖에 없다. 리더로써 마음이 편하지 않겠지만,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리더의 무게다.
새로운 밴드에 가입하고, 밴드에서 새로운 멤버를 맞이하는 일련의 과정은 직업을 구하고 일할 사람을 찾는 구인 구직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
중언부언이지만 오디션 과정에서 밴드도 지원자를 평가하지만 지원자 역시 밴드를 평가한다. 밴드 가입이 결정되면 지원자도 노력하는 동시에 기존 멤버들 역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서로 피해 주지 않도록 연습과 공연을 하고, 새로 들어온 멤버 역시 밴드와 동화되어야 한다. 당연하고 뻔한 일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지 못해 깨지는 밴드가 부지기수라는 점을 기억하자. 기본만 지켜줘도 오랜 기간 즐겁게 합주하고 공연하며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아나? 서로 손발이 너무 잘 맞고 생각도 통해 함께 음반이라도 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