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ncis Dec 17. 2020

내가 애플 공홈과 주식을 멀리하는 이유

조바심은 얼마나 인간을 피폐하게 하는가

iPod shuffle, ipod nano, iPod Classic, iBook 13”, Powerbook 17”, Macbook 13” Black, Macbook Pro 13”, Macbook Air, iPhone 3Gs, iPhone 4s, iPhone 5, iPhone 7, iPhone X, iPhone 11s, iPhone 12 mini, iPad, iPad mini, Magic Mouse, Magic Trackpad, Apple Watch, Apple Watch 6, AirPod, AirPod Pro…. 어우 말하기도 숨차네. 15년동안 이렇게 수많은 애플 제품을 구입했지만 애플 공홈을 사용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2주 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반품, 각인 서비스를 제외하면 그다지 혜택이 없어서기도 하지만 사실 그 원인은 다른데 있다.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 설레고 있는 중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Mac이 나왔을 때도 1빠로 질렀는데, 심지어 애플이 자체 프로세서를 만들어 탑재한 첫 모델을 그냥 넘길 수 는없지. M1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팬 쿨러를 빼버린 새로운 맥북이 나오자마자 주문했다. 이번엔 공홈이 가장 먼저 출시라 애플 공홈 주문. 12월 3일 주문했는데 배송은 12월 22일에나 온다고…

되려 배송 날짜는 하루 지연되고...

오늘은 12월 17일. 어제 잠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띵동~ 울리는 메일 푸시. 새 맥북이 배송을 시작했단다. 어느새 상태가 ‘배송 준비 중’에서 ‘곧 도착’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 금방 오는 건가? 그런데 배송 날짜는 12월 22일에서 되려 12월 23일로 늘어나 있고… ‘배송 추적’ 링크를 클릭해보니, 휴… 아직 제품은 중국에 있네…


출처: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 캡처

난 첨에 ‘택배 왔어요’ 짤이 택배 받으러 나가는 나를 찍은 줄 알았다. 택배 배송 올 때 한번 거울을 봤더니, 내 얼굴이 그리 해맑더라. 하지만 택배로 물건을 주문하면 수시로 배송 상황을 확인해 보느라 일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

내가 애플 제품을 애플 공홈에서 잘 주문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사실 이건 한국 택배 문화가 배송 기사님들의 노동권 보장 없이 인력을 갈아 넣는 시스템이라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은  하루 이상 차이가 나면 난리가 날 정도로 칼같이 배송이 온다. 그러나 애플 공홈에서는 배송 일정을 굉장히 넉넉하게 설정하는 편이다. 이전에도 맥북 프로 리퍼 제품을 공홈에서 주문했다가 한 사흘 일찍 받은 적이 있었다. 문제는 나같이 성질 급하고 조급증 있는 인간들은 늦건 빠르건 배송일을 정확하게 알려주는게 그런 타입의 인생에 좋다. 이렇게 예측 안 되는 배송 시스템이라면 시간 단위로 배송 확인을 눌러대느라 하루를 망치기 쉬울 듯. 

제품이 중국에 있는데, 이 IT업체 놈들아, '곧 도착'이라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이미 배송 추적을 두 번이나 눌러보니, 제품이 아직 중국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직 중국에 있는데 ‘곧 도착’이라니…. 설레잖아 이 사과 농장 시키들아! 나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은 절대 주식을 해서는 안된다. 일희일비하다 총알을 죄다 날려버리는 건 그렇다 치고, 분단위로 HTS 확인하느라 일상이  다 망가지고 성격 파탄 날듯. 그나저나, 제 글을 읽는 여러분, 애플 자체 프로세서를 채택한 최초의 맥북 에어 후기도 기대하시랏!


덧)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실 택배 노동자 여러분. 늘 고맙습니다. 

     힘내시고, 택배 노동 관련 처우가 얼른 나아지기를 희망합니다. 


덧2) 통보한 날짜보다 하루가 빠른 12월 22일 오전에 M1 맥북에어가 도착했습니다.  

        언박싱 같지 않은 언박싱은 여기 클릭 ->프로세서 갈아탄 M1 맥북에어 언박싱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공정하고 올바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