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제일 유명한 건 Don't Worry Be Happy 긴 합니다만
예술에 등급이 있을까? 당연히 그러한 등급이 존재할 리는 없다. 하지만 그 전달성에 있어서 분명히 그 차등을 가를 수는 있다. 가장 높은 단계는 ‘시’다 단어 몇 개의 조합으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니까. 그다음은 ‘음악’이다. 멜로디와 연주, 노래의 조합만으로 감정을 움직이지 않나. 가사를 이해해야 한다는 장벽도 있지만, 가사가 없는 음악도 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일단 그것은 넘어가기로 하자. 왜냐 하면, 오늘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음악인데, 그 변수를 다 짚고 넘어가자면 한도 끝도 없지 않나.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뮤지션은 바로, 앞서 ‘사운드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Steely Dan’에서 언급했던 ‘바비 맥펄린’이다. 바비 맥펄린은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비롯한 대학에서 피아노를 준비하고 다양한 무대에 보컬리스트로 올라섰고 1982년 데뷔 앨범 <Bobby Mcferrin>을 발매했지만, 그의 영광의 시절은 ‘The Voice’라는 앨범으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오리지널 넘버는 물론 비틀즈와 제임스 브라운 등의 히트곡을 오로지 보컬만으로 오버더빙 없이 리메이크한 그의 음반은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빌 코스비 쇼’등 다양한 미디어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것의 정점을 찍은 것이 1988년 앨범 ‘Simple Pleasure’에 수록된 노래 <Don’rt Worry Be Happy>. 이 노래는 혼자 녹음한 것은 물론 아카펠라 사상 빌보드 팝 차트 1위에 오르면서 그의 보컬 테크닉을 온 천하에 알리게 된다.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보컬 자체를 악기 삼아 재즈와 클래식의 솔리스트 악기로서 보컬을 ‘연주’하면서 다양한 음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1992년 발매한 ‘Hush’는 바비 맥펄린의 노래하는 보컬이 아닌 ‘악기로서의 보컬’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음반. 이 음반은 물론 이후 그의 라이브에서 바비 맥펄린은 단순히 가사를 멜로디에 실어 전달하는 보컬이 아닌, 멜로디 솔리스트로서의 보컬의 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후 그는 칙 코리아 등 재즈 아티스트와 함께 재즈 솔리스트로 무대를 누비다 1995년 ‘Paper Music’을 발매하면서부터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면서 보컬 솔리스트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염을 토하기 시작한다. 1996년 발매한 ‘Bang!Zoom’에서는 정상급 퓨전 재즈 그룹 ‘Yellow Jackets’와 함께 하며 그의 가치를 증명했고, 이후는 ‘목소리’라는 인간 모두가 가진 것에 집중해 언어에 상관없이 발음과 발성만으로 음악을 전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1997년 발매한 앨범 ‘Circle Song’을 시작으로, 바비 맥펄린은 인종과 공통된 억양과 발음을 통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언어를 초월한 음악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그러한 노력 끝에 완성해낸 음반 ‘VOCAbuLarieS’에는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아프리카 민속 음악을 기반으로 특정 언어가 아닌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발음만으로 창조해낸 음악이 담겨 있다.
이제 칠순을 넘어가는 바비 맥펄린이지만 그의 라이브에는 아직도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탐구정신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쉽지 않은 나이지만 부디 그가 보다 오래 살아 그의 호기심을 조금 더 펼쳐내길 바란다. 무대에서의 그를 보면, 아직도 음반을 열 장은 더 낼 것 같은 컨디션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