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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 미도리 Apr 17. 2018

상해에서, 00:26AM

-끝없이 바쁜 일정과 계속된 긴장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었다.


  세상이 정해놓은 것이 아닌, 세상의 흐름에 발맞춰가려다 보면 어쩔수없이 맡게되는 이 탁한 냄새는 나를 이미 사로잡아 내 굴레 안의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씩 굴복시킨다. 굳게 받아들이고 사랑하자고 했던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마저 의심하고, 같잖고 협소한 잣대를 대어 내 마음대로 또 다시 어두운 그림자에 다가간다.


  나를 이루고 있는 점들이 점차 사라져가며 나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다. 이 길이 , 내가 숨을 참으며 걷고 있는 이 경주로가 내가 가야하는 길인지, 아니지, 사실, 정답은 없다. 내가 나에게 맞도록 나의 일에 나를 대입시켜, 내가 예상한 변수를 변환하면 된다.


  범주를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들에 지나치게 예민했었다. 내가 숨을 쉬고 다시 내쉬며 호흡을 고르는 이 모든 순간에 대해 너무 예민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그 온기를 동력삼아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것. 나뭇잎이 바람이 흔들리고, 동료와 맛있는 아침을 먹는 이 모든 자연스러운 일들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주변을 둘러보면, 나는 이 세상에 특별하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니지만, 이 넓고도 작은 세상 안에서  나 자신이 나를 정말 특별한 존재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주변의 모든 것들에 미소짓고 감사하며, 나보다 더 작은 존재의 미세한 온기마저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이렇듯 예민한 감정과 사고의 박자를 내던지고 나 자신의 고유한 온기로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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