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그림 에세이)

꽃병이 되어버린 나

by 사월의 미도리

유리가 되어버린 나의 몸 안에서 피가 포효하는 듯하다. 꽃 한 송이가 몸 안에서 빙글빙글 돈다. 뱃가죽이 등에 가까워질수록 시침과 분침이 더욱더 귀를 간지럽힌다.

손가락은 빨라지고 나의 동공이 좁아진다. 망막에 맺힌 모든 풍경이 모두 색을 가지지 못한 사물로 맺혀, 내가 색맹인 건지 세상이 무채색인 건지 모르겠다. 다리에 점점 힘이 풀리고 근육이 이완되며 심장 박동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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