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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 미도리 Feb 08. 2021

빨간 생명력을 견디며

새빨간 생명력이 내 몸 안에서 꿈틀댄다.

밤새 차가운 한을 품은 이슬이 층층이 쌓인 담벼락을 타고 흘러내린다.

철근 위로 채 마르지 않은 핏물이 안갯속에서 씻겨 내려간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차디찬 검은 핏물이 내 안에서 요동친다.

심장 박동수가 저 숲의 한가운데서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장단을 맞춘다.

지독한 생명의 냄새가 난다.

유한한 시공간의 정사각형 속에서 우리는 모두 죽어간다.

삶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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