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왜 몰랐던 걸까
뜨거운 태양빛이 살갗 할퀴던
그때가
물기 오른 행복한 시절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모르겠다
찬바람에 부르르 몸 떠는
이 시간이
오히려 그리워질 거란 것을
하지만 알 것 같다
뒤돌아보는 마음의 채찍질이
몸의 형벌보다 더 아프다는 것을
//고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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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찬란한 형벌의 계절이다.
시린 바람을 피하려 고개 돌리니 멀지 않은 저기쯤엔
또 다른 나의 한 때가 그때의 나와 함께 박제되어 있다.
그 계절 그때엔 대체 그걸 왜 몰랐을까.
어쩌지, 이 무지함과 뒤늦은 후회를.
가을 거리로 나서야겠다.
언젠간 분명 멀지 않아, 지금이 그리울 그때에
행여 가슴 덜 아파하도록
짧지만 긴 독백을 중얼거려야겠다.
그래야 이 가을이 덜 시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