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꽃을 피우다가

커피 꽃을 피우다가


늦어진 하루의 서쪽 바람이

뉘엿뉘엿 늘어진 구름 자락을

새색시 볼 마냥 붉게 물들인다


금세 사그라들 것을 알지만

너를 지운다는 건,

불빛 없는 검은 독방에서 맞는

유형지의 첫 밤과 같아서

살을 에이는 듯 차갑기만 하다


살포시 두 눈을 내리고

갈색 옹달샘 수면에 어른거리는

새뽀얀 안개꽃 송이송이를

행여 누군가 알아차릴 새라

가만가만 흘려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시골우체국에서 삶의 사연을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