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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킴 Jan 29. 2021

브런치, 이제 집에서 만들어 먹자!

누구나 손쉽게 만드는 홈메이드 브런치

20대 시절, 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았다.


뉴욕 맨해튼에 사는 주인공은 주말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이쁜 옷을 차려입고 어느 카페로 향한다. 카페 안에는 이미 도착한 서너 명의 친구들이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고, 주인공은 화려한 등장과 함께 뒤늦게 나타난다. 아침과 점심 사이, 수다 보따리를 풀어가며 커피와 브런치를 즐기는 주인공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드라마 속 브런치는 여유로움의 대명사였다.


곧이어 한국에도 브런치 문화가 생겼고, 브런치를 파는 카페가 하나둘씩 자리잡기 시작했다. 느지막한 주말 아침, 한가로이 브런치를 즐기러 카페에 가는 것은 어느덧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내가 살던 곳에도 팬케이크와 와플을 주로 만드는 카페가 생겼고, 시간이 지나면서 에그 베네딕트나 프렌치토스트와 같은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곳은 인기가 너무 많아 대기해서 들어갈 정도였다. 굳이 미국에 가지 않아도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둘러 싸여 일명 카페 음악이 나오는 곳에서 브런치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지인과 함께 한남동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에 갔었다. 접시 위에는 토스트, 구운 새우, 방울토마토, 아보카도와 달걀이 놓여 있었는데 이제까지 먹어봤던 브런치 중 제일 맛있었다. 토스터기에서 갓 구워져 나온 빵의 겉면은 바삭했지만 속은 촉촉했고, 구운 새우를 씹을 때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아보카도는 너무 익지도 설익지도 않게 적당히 숙성되어 부드러웠고, 삶은 달걀의 하얗고 노란 단면과 빨간색 방울토마토는 접시 위에 음식을 더욱더 맛깔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재료 본연의 신선함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브런치, 집에서 한번 만들어볼까?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다가 언젠가 집에서도 한번 만들어 먹고 싶어 졌다. 물론 카페에서 먹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겠지만 한식과 달리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얼마든지 집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빵과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접시에 이쁘게 담아서 카페 못지않은 비주얼을 만들어보리라 다짐했다.


동네 빵집에서 통밀빵 한 덩이를 사 왔다. 바쁜 날에는 잼과 버터만 발라 먹기도 하지만, 마침 이 날은 아보카도 한 개가 어두운 갈색빛으로 변한 채 덩그러니 놓여있어 바로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이왕 먹는 거 카페에서 주는 것처럼 브런치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달걀을 꺼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고, 소시지에 칼집을 내어 따끈하게 구웠다. 마지막으로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 함께 곁들였다. 여러 재료가 한데 모여 서로 다른 빛깔을 뽐내니 하얀 접시에서 더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이 조합이 아니더라도 취향에 맞추어 조금씩 재료에 변화를 준다면, 요일마다 근사한 브런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소시지 대신 햄이나 닭 가슴살, 스크램블 에그 대신 달걀 프라이나 삶은 달걀, 통밀빵 대신 식빵이나 크루아상, 아보카도 대신 어린잎 채소나 양상추로 바꾸면 된다. 여기서 음식을 더 맛깔스럽게 만들고 싶다면 빨간색 방울토마토나 과일 같은 컬러푸드를 더하면 좋겠다.


느긋하게 일어난 아침,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 건강한 브런치를 만들어 먹는 건 어떨까. 갓 내린 향긋한 커피, 좋아하는 책 그리고 잔잔한 음악까지 흐른다면 여느 브런치 카페 부럽지 않을 것이다. 단, 반드시 여유롭게 즐겨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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