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아웃사이더 아티스트 스토리 #10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 한 동생이 나에게 말했다.
"누나, 누나 그림 좋아요. 그런데 내 눈으로 봤을 때 뭔가 누나 그림은 상업 미술에 가까운 것 같아요. 보통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그림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예술 작품보다는 상품성에 더 가깝다는 뉘앙스였다.
그렇다면 진짜 예술작품은 어떤 거야? 묻고 싶다. 그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본인도 명확한 해답을 놓기가 곤란했던 모양이다.
4년 전에 그린 그림과 지금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들이 더 상업미술에 가까운 것 같다. 과거에 그린 그림은 내 감정과 그 상황에 맞는 스토리를 지닌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좋아하는 그림도 그리면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서 판매하고 있다.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은 생각인 것이다. 상업미술은 작품 활동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부분이 있다. 현재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이윤을 당연히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작품에 작가의 이념과 예술혼 그런 허세스러운 말을 들으며 작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구매자가 마음에 들어야 판매가 되는 것이다.
모든 작품은 관람자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상업미술에는 팝아트, 네오 팝, 패러디, 포스터 등 다양하며 이런 것들이 상업미술이라 볼 수 있지만 모두 묶어 현대미술에 포함된다고 본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현대미술은 20세기 후반의 미술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의 개념은 실제로 매우 막연하며, 연대에 의한 현대미술의 개념은 많은 혼란이 있다.
21세기에 작품을 대하는 방식에서 작가의 미술 전공 유무, 전시 이력, 인지도, 작가의 능력, 개념 등을 고려하며 작품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앤디 워홀이 말했다.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예술이다"라고 이 말 즉슨, 앤디 워홀도 예술을 돈벌이로 생각했고 그는 작업장마저도 아예 팩토리라고 지었다.
예술에는 기준이 없다. 이 시대에 우리가 작품을 바라볼 때 어떤 기준으로 감상하고 평가하는 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지금의 미술은 자본주의, 소비자 중심의 판매 방식, 예술의 금융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술혼이 있니 없네 위선을 부려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품은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그림 주제를 찾지 못해 붓을 놓은 지 몇 개월이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고 고갈된 소재들을 어떻게 끄집어내야 하며. 일상 속에서 주제를 선택하여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이 점점 힘들어진다. 나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여기까지 인가 생각마저 들 때가 많다. 이런 조급함이 더 불안을 만들어 낸다. 그림은 인내가 필요하며 좋은 그림은 한 번에 그려지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욕심을 부린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감동하고 멋지고 부럽다 생각하는 반면, 나는 나의 능력을 의심하고 자신감마저 떨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다. 다양한 장르의 책도 읽어보고 전시장도 여기저기 다녀봐도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데이비드 호크니와 바스키아의 영화를 보면서 소재는 내가 강제로 만들어 낸다고 딱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오늘따라 특별하게 느껴지는 감정이나 사물, 풍경, 그리고 책 속의 문장들이 꽂힐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많은 작가의 그림을 감상하면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팝아트 또는 추상화에 매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낙서 같은 바스키아의 작품을 보면서 특정 사물에 의미를 두는 작품들과 꿈같은 낙서의 이미지들이 그러하다.
시간을 투자해 천천히 그림을 그리고 그 인내의 시간 동안 화가는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화가의 꿈이다. 하지만, '예술가는 가난하다'라는 말을 공감하며 많은 예술가들 또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스타 예술가가 아닌 이상 순수미술로 돈을 벌 수는 없다. 그래서 자존심을 버리고 상업미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싫지만 먹고살아야 한다.
대중들이 원하는 그리고 의뢰인 원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순수미술은 따로 그리며 밥벌이가 되는 상업미술 즉 인테리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상업미술', '생활미술', '키치 미술'이라 불리는 이러한 그림마저도 요즘은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림에도 자신만의 예술정신이 담겨 있다면 훗날 인정해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또 그것이 나의 영원한 과제 일지 않을까...
to be cou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