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걷다 #공원을걷다 #퇴사준비생의도쿄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도쿄.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었다.
혹여나 쌀쌀할까 챙겨간 겉옷은 새벽녘이 되어도 별 필요가 없을 정도.
지난번 거닐었던 교엔을 뒤로하고,
키치죠지로 향한다.
도쿄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지역 1위에 랭크된다는 키치죠지(吉祥寺)
실제로 이노카시라 공원도 지브리 미타카의 숲도 매력적이지만
그보다 길마다 품고 있는 여유와 고즈넉함이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
상점가를 지나 한가로운 주택가로 들어가는 산책길 초입
은행에서 만들어둔 자전거 주차장이 이색적이다.
자전거 이열 주차가 몇 줄이나 더 있다.
도쿄는 참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언덕이 적고 친절한 운전자들.
9년 전 그때도 수십 km를 타고 돌아다녔었다.
분위기 있는 쌀가게.
오니기리를 함께 판매한다.
전통을 고리타분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정겹게 풀어내는 도쿄의 사람들.
가게 옆 귀여운 스쿠터.
산책 중 만나는 식물들은 언제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혼자 걷는 길의 좋은 친구 거울.
눈에 띄는 샌들은 3천 엔에 득템.
오늘의 목적지인 시계 공방(이라고 하기엔 플래그십 스토어에 더 가깝지만)
Knot (노트, ノット)
여행을 갈 땐 한 권의 책을 챙기는 편. 이번 책은 「퇴사 준비생의 도쿄」였다.
더불어 여행의 컨셉은 책에 나온 스팟 중 몇 군데를 직접 가보는 것.
시계를 좋아하는지라 신주쿠 마루이 시계 매장 한편에 마련된 노트를 보고
요코하마 일정을 취소, 키치죠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입구
마치 장난감 부품을 조립하듯
원하는 시계 판과 줄을 마음껏 매칭해 볼 수 있다.
탈착 방법도 원터치로 기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교환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시계 그 자체에 집중한 듯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빠져든다."는 말 이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
양해를 구하고 찍은 매장 내부 사진.
몇 분을 고민하다 티타늄 바디에 스틸 밴드를 구매했다.
가격은 약 2만 엔 대.
재료와 구매 경험을 생각하면 황송할 정도로 감사한 가격이다.
매장 전경.
잘생긴 일본인 오빠(는 아니겠지만..)가 앉아 분위기를 더해준다.
실제 매장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몇 번이나 마음을 바꾸느라 정신없었을 텐데도 친절하게 응대해준 매장 스태프.
손목 둘레를 섬세하게 측정해주고 손목 안쪽에 끼는지 조금 헐렁하게 착용하는가 까지
꼼꼼히 챙겨주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최근 한국인 고객이 늘었다길래 아마도 책에 나왔기 때문이라 대답해 주었더니
매우 기뻐하며 책 사진을 찍어간다.
예정에 없었던 산책.
그리고 돈과 물건의 교환이 아닌
하나의 완벽한 경험.
매장을 뒤로하고 나온 골목길에
키치죠지의 여유와 만족감이 가득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