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행복한 시간들

모임

by FreedWriter

군 생활하며 만들어진 모임이 3개 있다. 더 많았지만, 자연스럽게 사라진 모임들도 있다 보니 전역 후 3개를 유지하는 중이다. 회비를 걷어 1년에 한 번 만나게 되는 모임이다. 힘든 부대 업무를 함께 함에 있어서 동고동락했던 전우들과의 모임은 부대를 옮길 때마다 그 부대의 간부들과 모임이 만들어지는 문화라고 해야 할까.


생도 시절, 친했던 동기들과 가족동반 모임을 결성해서 회비를 내서 1년에 한 번씩 아이들을 위해 수영장이 있는, 대 가족이 모일 수 있는 풀빌라를 예약해서 모임을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모두 현역 들이었기에 휴가를 맞추기도 어려웠지만, 끈끈한 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모여 2박 3일을 정말 원 없이 지내다 오는 즐거운 모임이다.


또 하나의 모임은 부대 장교들의 모임. 당시 대대장님부터 시작해서 참모, 중대장들까지. 이 모임 또한 가족 동반이기에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모임이다. 나름의 직책을 부여하고 모임을 준비한다. 모임에서 내가 맡은 직책은 총괄이사다. 감투는 그럴싸하지만,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 직책. 장소 섭외부터 장 보는 목록, 시간 계획과 레크리에이션까지. 타이트하게 타임 테이블을 만들고, 레크리에이션 참석의 MVP 선정까지. 모든 것을 내 위주로 할 수 있기에 재미나게 준비한다. MVP로 선정되면 상품권을 수여하여 참석을 독려하며,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크게 거창하지 않다. 그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들을 내가 준비해서 진행하면 끝.


마지막 세 번째 모임은 전역 전 부대에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직원들과의 모임이다. 부대 특성상 근무원 직원들이 많아 지금은 형님 하면서 모인다. 모두 근처에 계셔 한 달에 한 번씩 모이기로 했지만, 그게 참 말대로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꾸준히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다음을 기약한다.


모임이 참 많았지만, 지금의 내 기준에서는 딱 적당하다. 동기들과의 모임, 부대 장교 선후배들과의 모임, 군무원 형님들과의 모임 등 각기 다른 성향의 모임은 1년에 한 번 보는 모임이긴 하지만 지친 일상의 활력소를 충전해 주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모임이다.


최근에 시작한 모임이 하나 있다.


독서모임.


시작한 지 3개월 차 되었지만, 그 어떤 모임 보다 끈끈함을 느낀다. 책을 읽고 그 안에서 느낀 각자의 감정을 공유하는 소중한 모임. 왜 이 모임을 진작부터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너무나 따뜻한 모임이다. 아침 기상 인증 사진부터 매주, 격주 단위로 온라인에서 만나 그동안 느꼈던 감정과 미션 수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까지. 그 온라인 모임은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졌고, 그날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큰 도전과 성장의 날로 남아 있다.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는 독서. 독서에 관심 있는 분들과의 만남을 통한 성장. 혼자 성장하는 것이 아닌, 함께 성장하며 나를 찾는다. 앞서, 먼저 길을 찾고 글로 남긴 저자의 생각을 통해 서로가 느낀 점을 공유하며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모임이다.


여러분은 어떤 모임들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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