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부족한 아빠의 모습

by FreedWriter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다. 자신의 생각을 충분하게 의사표현한다. 나의 어린시절이 흐릿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시절의 나와 지금의 아이들은 천지차이다.

말대답이 늘기 시작한 미운 7살의 라미. 첫째인 여니도 작년에 이랬었는지 모르겠다. 요목조목 말하는 모습이 귀엽다가도, 괘씸하다.

전반기, 어린이집 상담 할 때, 육아하며 받는 고충을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7살 남자아이들의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라고 하셨다. 이게 당연한 모습이라고?! 세상 모든 7살 부모님들을 존경한다.

똑바로 눈을 보고 씻을 시간, 밥먹을 시간, 머리 말릴 시간, 학습지 할 시간, 양치할 시간, 잠 잘 시간 등을 두번 세번 알려준다. 하루는 바로 실행에 옮기다가고, 하루는 절대적으로 청개구리가 된다. 그럴때마다 아빠는 내면 깊숙히 숨어져있던 악의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최고의 절정은 학습지 시간이다. 매일 매일 풀어야 하는 분량을 풀지 않으면, 다음날 더 많은 양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라미에게는 딱히 느껴지지 않는듯 하다. 해야 할 걸 다하면, 분명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답이 없는 육아의 세계. 그럼에도 긍정의 방향을 찾기 위한 아빠의 노력은 단순하다. 책에서 말하는대로 해보기도 하고, 부모님들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보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간다고는 하지만 여의치 않다.

가장 어려운 농사가 자식농사라고 한다. 아이들을 키울때는 온 동네가 키워야 한다고도 한다. 혼자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내 기준의 잣대로만 아이들을 대하는 나는 아직도 부족한 아빠임이 분명하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은 더 유연한 아빠가 되기를 다짐한다.

keyword
월, 화, 목, 금 연재
이전 22화콩나물국과 갈비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