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파요

by FreedWriter

주말 동안 아무렇지 않았던 여니. 오랜만에 일본에서 잠깐 들어온 여동생과의 저녁식사를 위해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저녁식사를 가졌다. 식사 준비 전까지 여니는 놀이터에서 킥보드와 함께 신나게 놀고 들어와 샤워 후 저녁식사에 동참했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들기 전까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아침. 새벽에 일어나 미라클 모닝의 기상미션을 수행하고,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기상시간을 기다린다. 0715. 여니의 기상 알람이 울리더니, 아이들이 일어났다고 아빠를 부른다.


"아빠! 저희 일어났어요!"


조금은 늦은 기상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일찍 일어났다. 10시 조금 넘어서 잠들어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던 두 아이들이었는데 오늘은 웬일로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찍 일어난다.


기상과 동시에 양치, 세수를 하러 가야 하는데 여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빠. 목이 아파요."


에어컨도 틀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데, 왜 아프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잠깐이겠지 하고 약 상자에 있는 목감기 용 상비약을 건네준다. 이마를 만져보니 미열이 있는 듯하다. 아침을 차려주기 위해 밥을 준비한다. 목이 아프다는 말이 걸린다. 목 넘김이 쉬운 우유 한 잔을 줄까, 시리얼을 우유에 불려서 줄까 고민했다.


"제티에 탄 우유 주세요."


여니의 한마디에 라미도 같이 달라고 청한다. 뭐라도 먹여야 했고, 원하는 바가 명확했기에, 오늘은 간단히 제티를 탄 우유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마저도 다 마시지 못한 여니.


"학교 가서도 아프거나 힘들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보건실 가서 치료받아. 알겠지?"


등원 길. 항상 같이 등교하는 친구들과 함께 가는 모습이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 괜찮겠네라는 생각에 집으로 향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스팸일 수 있어 잘 받지 않지만, 직감이 이끄는 대로 전화를 받았다. 여니였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휴대폰을 꺼놓기에, 보건실에서 전화를 하는 거였다.


"아빠... 나... 보건실에 왔는데 춥고, 열이 8.1도라고..."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설마 했는데 오전 수업을 버티지 못하고 보건실로 향해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 보건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바로 학교로 찾아간다고 전해드렸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차를 타고 이동했다. 보건실에 도착. 잠깐의 시간 동안 그새 열이 내려갔단다.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아빠. 나 괜찮아졌는데, 왜 차 타고 왔어요. 걸어가서 걷기 포인트 받아야 하는데..."


"여니가 힘들다고 해서 차 타고 왔지. 이제 좀 괜찮아진 거야?"


"네 괜찮아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힘이 없는 모습이었다. 잠깐 사이에 그새 회복한 건가. 근처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목만 부어서 열이 발생한 것이었고, 다른 문제는 없다고 하시며, 약을 처방해 주셨다.


혹시나 코로나인가, 수족구인가, 걱정이 앞섰지만, 단순 목감기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죽이라도 사서 먹여야 할까 고민하며 먹고 싶은 걸 물어보니 콩나물국에 알배기 배추라니. 단순한 녀석.


열이 떨어졌는지 노래도 부르며 춤까지 춘다. 열은 4시간 단위로 오르락내리락 한다 했던가. 정확했다. 점심 식사 후 함께 있는 시간 동안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태권도를 가고 싶다 하여 보내기 직전, 또 힘들어한다. 해열제를 먹이고, 힘들면 오늘 하루 쉬어도 된다고 했다. 라미가 간다고 하니 여니도 가고 싶다 한다. 군중심리라고 했던가. 기어코 다녀오는 여니.


힘들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나 보다. 처방받은 약을 먹고, 평소보다 이른 꿈자리로 향한 여니.

잠들기 전, 힘들어하는 여니에게 이마에 열 패치를 붙여주며 말한다.


"좋은 세균이 여니 몸속에 들어온 나쁜 세균이랑 싸우고 있어서 열이 난 거니까, 여니가 이겨낼 수 있지?"


오늘도 뽀뽀하고 안아주며 나쁜 세균과 싸워 이겨내기 위한 응원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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