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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Oct 09. 2023

넘나들며 배우기

<지난 글-https://brunch.co.kr/@freehj21/153 에 이어지는 두 번째 글입니다.>


 <넘나들며 배우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 제목과 딱 어울리는 학습방법입니다. 데이터 사이언스, 예술-디자인, 코딩, 임팩트 비즈니스 등 현시점에서 학습이 필요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기는 어려운 전문 영역을 외부 기관과 협력해 학습을 제공하는 <알파랩>이란 교육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제가 근무했을 당시에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대안 대학), 루트임팩트(체인지메이커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디랩(소프트웨어 교육)등의 기관과 함께 했었죠.


흥미 발견과 진로 설정은 상상과 생각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못했거나 해보지 못했던 분야를 몸으로 경험하면서 확인하고 자신의 적성을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이 경험을 <전문적 배움, 다양한 사고능력, 진로, 흥미 적성 탐색의 기회>였다고 회고합니다. 전문 분야를 직접 체험하며 깊은 배움의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실제 직업세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선택하고 수행해 나가는지도 배우며 진로의 방향도 함께 설정해 나갑니다. 


아래는 이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말입니다. 



“여러 랩이 생기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브이랩에 있으면서 디자인을 더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랩에서 다양한 경험 전문가를 만나고 연결될 수 있는 것. 일반학교에서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진로수업을 하고 진로를 정해라 하는데 아는 게 없고 해 본 게 없는데 어떻게 정하지?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센터를 바랐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었어요.”
“실제 사회의 직장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노하우를 통해 진로를 설정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었다”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배움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고요. 브이랩에서는 스토리에서 형태를 상상하고, 형태에서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었어요. 디랩에서는 콘텐츠를 접할 때 팩트체크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습관과 무언가를 계획하거나 주장할 때 데이터에 기반한 근거를 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얼마나 주장과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주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기본적인 리서치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거 캠의 수업방법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무학년제에다 시험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변형할 수는 있습니다. 


제가 거캠 이후 학교로 복직한 후 했던 것 중 하나는 “자기주도적 학습”이었습니다. 

방법이 아닌 방법론이지요. 거꾸로캠퍼스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이었습니다. 

복직 한 2021년, 아직 코로나 시기라 온라인 수업이 많았습니다. 공부를 꽤나 하는 지역의 학교라 30명의 학생들 중 2/3이상의 아이들이 매일 1~2개의 학원을 다니느라 따로 만나 상담을 하거나 개인주제프로젝트 같은 것을 할 시간은 갖지 못했습니다. 이미 학교와 학원수업으로 아이들은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었거든요. 저 역시도 오랜만에 공교육 복귀라 적응에 바빠 힘을 많이 못 내기도 했었고요. 


그 래서 제가 했던 아주 작은 방법들을 몇 개 소개해볼게요. 교육청에서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해 예산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많지 않은 돈이었지만 냉큼 신청을 했고, 조금씩 쪼개어 몇 개의 활동을 했습니다. 

 먼저, 기업가정신(앙트러프러너십) 대학(LEINN)을 다니고 있는 거캠 졸업생 두 명을 강사로 초대해 그들이 경험한 다양한 삶의 스토리를 들려달라고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아쉽게도 줌으로 만났고, 방과 후에 진행되었고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10명 미만의 학생들만 참여를 했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나을 테니깐요. 


 위에서 언급했듯 영어문장을 다 외워 시험 볼만큼 학구열이 높은 학생들이라 기왕 하는 시험공부, 학원에서 주는 예상문제만 풀지 않고, 직접 문제를 출제해보게 했어요. 과목별로 지원을 받아 팀을 꾸려 함께 예상 문제를 출제해보게 했어요. 아이들에게 받은 문제들은 모두 모아 출력한 후 원하는 학생들에게 나눠주었고요. 또 자신만의 학습노하우를 작성하여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게도 했고요. 매일 얼굴을 볼 수 없어 (네이버) 밴드 어플에 운동이든 공부든 ‘매일 챌린지 인증’을 하고 댓글로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는 책을 읽기도, 공부를 하기도, 운동을 하기도, 산책을 하기도. 다양한 아이들의 하루를 알 수 있었습니다. 외적보상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던 학생들에게는 교육청에서 받은 예산으로 만년필, 샤프, 독서대, 텀블러 등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고 생기부에도 아이들의 꾸준함과 노력을 기록해 주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겉으로 보기에 거캠의 교육방법과 전혀 유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학교, 학원에서 강의식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학습을 안 해본 경험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도해 본 거죠. 드리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소소하더라도 말이죠. 이 경험들이 모여 어떤 학생은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도 있거든요. 


 당시 저희 반에 서진(가명)이라는 조금은 내성적인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일 년 간 제가 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를 했고 늘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주어 고맙다며 최고의 선생님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말은 늘 감동이죠. 고등학교 진학 후, 반장선거에 나가는 연설문 첨삭을 부탁했습니다. 아쉽게(?) 부반장이 되었었는데요. 그 이듬해에는 전교 회장선거 연설문 첨삭을 요청해 왔습니다.  얼마 후 회장 당선증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고요. 이 학생의 이런 모습들이 제가 했던 교육활동 때문만은 아니었겠죠. 그러나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렵니다..ㅎㅎ)


과연 교육은 무엇일까요?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궁금해하며 서진이의 카톡으로 글을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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