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랄 것 없이 해 있는 곳으로 나왔지만
좋을 일도 없이 삶은 며칠 남지 않았다.
긴 비가 오기 전에 내 짝을 찾아 피와 살을 섞어
경단같은 살덩이들을 빗어 저 깊은 곳에
숨겨 놓으면 그걸로 그만
볕 좋은 오후를 골라 옆 나무에
걸어 놓은 껍데기 마냥 툭하니 버려지리라.
차림이 조촐한 잔치에 찾아온 손님들은
무용하니 딱딱한 껍데기를 들추어 내 살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부터
뜯어 물고는 나의 몸뚱이는 조각조각 부지런히
깊고 어두운 곳으로 돌아 가고
해는 아주 지고 말아 사자에 끌려 태실로 돌아오면
마악 꿈틀거리기 시작한 나의 작은 살덩이들에게
여름내 살 속에 파묻어 두었던
태양의 노래를 들려 주리라. 다시 햇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