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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며

by 박종호

아이는 나의 일본인 와이프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두 딸이 있는 데 첫째 수빈이와 세 살 터울의 수연이이다. 우리는 수빈이가 여덟살 초등학교를 들어갈 무렵부터 아이의 고향인 후쿠오카에서 살기 시작했다. 나는 직업의 특성상 해외 출장이 많았다. 몇 년간 일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는 데, 그 대신 여름이면 더 긴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해마다 아이들의 여름 방학이면 조금 길다 싶을 정도의 가족 여행을 떠났다. 이 글은 2019년 우리 가족의 세번째 하와이 여행의 기록이다. 이전에 살던 켈리포니아를 거쳐 센프란시스코에서 마우이로 떠났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여행객이 아닌 한 곳에서 오래 지내며 현지에 사는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 2년 전 발견한 마우이섬의 키헤이 해변 앞에 있는 작고 아늑한 콘도를 빌렸다.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무엇도 재촉하지 말고 그저 마주치는 하와이를 그대로 느껴보고 싶었다. 우리는 하와이를 만나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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