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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시작을 위하여 1. 정체된 시기

by 박종호

나의 회사 사무실 오픈이 일주일 후로 다가왔다. 지난 해 11월 사업자등록을 했지만 얼마전까지 개점 휴업 상태와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못하고 1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이러한 개점 휴업 상태로 조금만 더 시간을 보냈더라면 아마도 나의 회사는 폐업의 수순을 밟게 되었을 것이다.


작년 말 한국에 돌아와 회사를 세운 후 몇 달 후, 나는 가족들을 보기 위해 다시 후쿠오카로 들어갔다. 그 사이 코로나가 재유행했고 양국 간의 왕래가 불편해지자 나는 다시 후쿠오카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몇 달의 시간을 후쿠오카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며 보냈다. 코로나는 나에게 적극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 주었다. 아마 누구나에게 그랬을 것이다.


금년 6월 말 이번에는 반드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서울로 돌아왔다. 명동에서 호텔 살기를 하며 근처의 공유오피스 위워크로 출근했다. 매일 사업에 대한 생각과 아이템에 대한 구상을 적으며 당장 무엇이라도 시작할 것처럼 각오를 다졌지만 여전히 아이템은 정해지지 않고 작은 사업도 시작할 수 없었다. 그저 거르지 않고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낸 시간들이었다. 정체된 상황에서 나는 지쳐갔지만 동시에 오기가 발동했다. 무엇이든 시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서울에 머물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어 오피스텔도 공실이 나오지 않는 시기였지만 나는 아주 운 좋게 경복궁과 인왕산이 내려 보이는 오피스텔에 입주할 수 있었다.


집을 얻은 후에도 사업에 대한 생각들은 좀처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확신이 드는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내온 시절이 몇 년이던가. 나는 더 이상 이런 미지근한 상태로 지낼 수는 없어 아주 근본적인 해답과 방법을 찾기로 했다. 나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유도할 수 있는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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