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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그냥 내려놓아라

by 박종호

저는 자꾸 마음이 불한해지는 데요. 어떻게 하면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 평온하게? 너무 막연한 질문인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네, 평소에 불안을 멈추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에 일반인들도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 음, 요즘 사람들은 마법지팡이를 원해요. 뭐든지 한 번에 해결하고 싶어 하는 데, 그런 건 없어요. 불안하다고 느끼면 지금 내가 왜 불안한지 알아야지요. 그래 지금 무엇이 불안해요?


저는 사업을 하는 데요, 우선 평소에 굉장히 자신이 넘치다가도 어느 순가 갑자기 지금 잘 돼 가고 있는 건가? 불안해질 때가 있고요. 또 하나는 제 나이가 이제 슬슬 중년의 나이에 다 달으니 소위 사회적으로 잘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지금까지 잘 못 살아온 것이 아닌가, 더 나이가 들어도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나,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지 못하나를 걱정하게 됩니다.


- 질문하신 분이 갑자기 그냥 불안해진다고 했는 정말 아무런 이유가 없이 불안해진다면 그것은 병이에요. 호르몬 영향일 수도 있고 다른 정신적인 질환이 있을 수도 있지요. 병이라면 병원에 가야지요. 상담받고 약을 먹으면 좋아집니다. 그런데 갑자기라고 말은 했지만 잘 살펴보면 어떤 이유가 있을 거예요. 어떤 말을 듣거나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 과거나 미래의 생각이 떠올라 불안해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게 무어인지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 특히 질문자는 사업을 한다고 했지요? 사업이란 것은 워낙에 불안 속에 사는 겁니다. 직장을 다니면 일이 잘못되면 잘리기는 해도 망하지는 않거든요. 사업을 한다는 것은 잘 되면 좋지만 안되면 책임도 자기가 다 져야 하니 당연히 불안하지요. 불안을 없애는 현실적인 방법은 망해도 될 만큼 걸고 하는 겁니다. 내 주제에 안 맞게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지나치게 많을 것들을 사업에 거는 거지요. 소위 몰빵을 하는 겁니다. 그럼 아주 위험하지요. 한 방을 노리다가 한 방에 가는 수가 있으니까요. 욕심을 좀 내려놓으세요.


- 질문자는 사람들을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 데, 그건 비교하는 마음 때문이지요. 우리는 왜 서로를 비교할까요? 그렇게 자라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집에서 누가 누구보다 잘한다 혹은 못한다 라는 평가를 일상적으로 들으며 자랐습니다. 학교에서는 당연하고요. 일등부터 꼴들까지 쭈욱 늘어서서 그 사이에 자기가 몇 등인지 평가를 받고 살아왔지요. 형제 누이 사이에도 마찬가집니다. 부모를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은 누가 더 공부를 잘하냐, 누가 더 착하냐는 등 비교를 합니다. 어릴 때는 공부를 잘하는 게 다지요. 머리가 좋거나 열심히 해서 시험을 잘 보면 되었지요. 그런데 사회는 안 그렇거든요. 그런데 나도 저 사람만큼 똑똑하고 저 사람보다 열심히 산 것 같은 데 왜 나는 형편이 저 사람보다 못하냐, 왜 저 사람이 더 높은 곳에 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위축이 되고 남을 시기를 하는 겁니다.


-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지요. 그런 생각을 멈추려면 내가 무엇을 부러워하고 있는 되는지를 직시해야 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보고 위축되는 원인은 주로 돈, 그리고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지요.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돈을 기준으로 남을 부러워하면 끝이 없어요. 아무리 큰 부자가 되고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 저도 그 위에 또 사람이 있고 더 돈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부러운 마음이 생기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런 기준으로 자기와 타인을 비교하는 것이 스스로 괴로움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인생을 그 자체로 긍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비교 속에서의 내가 아니고, 내 인생 자체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야지요. 여기 사람들을 봐요 얼굴이 다 다르잖아요? 그런 것처럼 인생은 결국 각각 다른 거예요. 서로 비교할 것이 없다는 거지요.


- 질문자는 제가 보기에 약간 습관적 불안증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너무 경쟁 속에 살다 보니 지금도 자기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거예요. 아무 문제가 없어도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도 불안해져요. 자기의 자리를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봐, 사랑받지 못할까 봐 불안한 거지요. 질문자가 남들과 비교하며 위축이 되는 것은 나는 잘났다 그러니 너희들보다 더 잘 살고 더 높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거예요. 일종의 '사랑고파병'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것 같아요. 아이가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을 받지 못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언제든지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지요. 부모가 떠나지 못하도록 부모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평생 따라다니는 거예요.


- 그래서 그 마음을 어떻게 멈추냐고요? 원인을 알았고 자기를 괴롭히는 줄 알았으면 그 마음을 딱 내려놓으면 되지요. 질문자는 성인이쟎아요. 성인은 부모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성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부모가 떠날까 봐 불안해하던 어릴 적 자신과 지금 이 순간부터 딱 헤어지고, 자기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어른으로 살면 됩니다. 누구를 부러워하는 것은 사랑이 고파서 안달이 나는 겁니다. 왜 그런 줄 알았으니 이제 그 불안을 딱 멈추면 돼요. 어떻게요? 질문자는 뜨거운 것을 잡았을 때 어떻게 내려놓나요? 그렇지요, 앗 뜨거워 하면서 단박에 딱 내려놓지요? 여기에는 다른 복잡한 이론도 어려운 방법도 없어요. 그냥 내려놓으면 됩니다. 앗 뜨거워 하면서 계속 잡고 있다면 그것은 어리석거나 놓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그런 게 아니라면 걱정도, 불안도, 위축되는 마음도 그냥 딱 멈추면 됩니다. 이제 그만 어른이 되세요.


(*이 글은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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