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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Jan 27. 2019

죽도록 공부했던 16년 전 명문대생들의 현재 직업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2002년입니다. 

SBS 다큐 스페셜 ‘세계 명문 대학-죽도록 공부하기’편에는
세계 명문 대학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출연해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진 유튜브 캡쳐

하버드 대학교, MIT, 도쿄대학교, 와세다대학교, 칭화대학교 등 세계 유명 대학에서 젊음을 바쳐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였습니다.

12시간 꼬박 공부한다는 하버드대 학생, 잠을 자게 하려고 관리자가 기숙사 불을 강제로 소등하는데도 공동 화장실 불빛 아래 책을 보는 칭화대 학생 등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죠.

제작진은 하버드 학생 1600명의 일주일 공부시간이 수업시간 제외 일주일 평균 31시간(리차드 라이트 교수 하버드 교육학과 연구팀·2007)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히던 해외 명문 대학 학생들,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사진 유튜브 캡쳐


8시간 동안 도서관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책만 읽던 MIT 기계공학과 2학년 지예영 학생.
“MIT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남겨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죠.


사진 제너럴일렉트릭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방송 9년 후, 그는 2004년 학부를 졸업해 2009년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를 거쳐 2010년 제너럴 일렉트릭 본사의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현재 30대 후반의 나이로 GE 계열사인 세계 2위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 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2017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한미 에너지 협력 세미나’에 참석해 박형일 SK E&S LNG 부문장과 함께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커리어 우먼의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였죠.


사진 유튜브 캡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 학사·석사를 졸업한 다음 MIT에서 기계공학 박사 과정을 밟던 강기석 학생.

졸업 후 카이스트 교수직을 거쳐 지금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연구팀은 2016년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 개발과 관련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YTN캡처

저명한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는 2016년 5월 23일 온라인에 
“강기석 교수의 연구팀은 나트륨 공기 전지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해 전지 성능 개선하는 데 있어 큰 방향을 제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2017년 6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왼) 유튜브 캡처·(가운데) 일리노이 공대 공식 홈페이지·(오) 리하이 대학 공식 홈페이지

다큐멘터리 출연자 중 대학 강단을 선택한 이는 강기석 교수뿐만이 아닙니다. SAT 만점자로 하버드대 생화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마크 첸.


그는 지금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있는 명문 대학인 Lehigh University(2018 미국 대학 순위 46위)에서 화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리하이 대학교는 뉴 아이비리그 대학 25곳 중 한 곳인데, 
기존 미국 명문대에 맞서 새롭게 떠오른 신흥 대학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왼) 유튜브 캡쳐·(가운데) 스파크랩스 공식 홈페이지·(오) 교보문고 홈페이지

하버드에서 훌륭한 리더십으로 발휘했던 학생도 있었습니다. 바로 훈훈한 외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패트릭 신 전(전광율).


10대 초반,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공부해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한 청년이었죠. 그는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 경영 대학원 학생회장을 지냈습니다.

졸업 후 미 맥킨지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여러 기업을 거쳐 2015년 뉴욕의 컨설팅 회사 Juxtapose를 창업해 경영 중입니다.


사진 하버드대학교 공식홈페이지

명문대 합격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도서관에서 밤새우던 청년들.

그들이 젊음을 바쳐가면서 배웠던 것은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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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마치며

: 이 글을 쓴 목적은 누군가의 열등감을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열심히 사세요'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썼던 글도 아니다.


사실 취재를 할수록 조금 힘이 빠졌던 부분도 있었다.

심지어 회의시간에 발제를 올렸을 때, 

"그래서 망한 사람은 없어?"

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출연진의 직업을 전수조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망한(?) 케이스를 찾진 못했다.

(물론 부족한 인생경험 탓에 '망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란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도 있다.)


이 글에 나온 사람들(혹은 글을 읽은 사람들)은 비범하면서도 평범하게 

이 사회의 일부로 살아간다.


젊은 시절의 어떤 목표, 노력, 발상은 어떤 형태가 됐건 숭고하다.

명문대생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우연히 출연한 20대 초반의 학생들.

그들은 평균의 대학생들보다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 지점이 조금 달랐던 것이고 방송은 그 점을 담아냈다.


20대 초반을 한 가지(공부)에 집중한 기록 속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났을 때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를 

추적한 자료라 생각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으로 끝내긴 했지만

사실 하고 싶었던 말은 달랐다.

이 글의 주인공도, 글을 읽는 당신도 모두 매일을 꾸준히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라는 말이었다.

부디 그 진심이 조금은 담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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