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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Feb 19. 2020

거짓말로 관심을 사려 했던 이들

2월27일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한 일반인 남성 출연자가 방송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출연자 A씨는 방송에서 "전 여자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전 여자친구의 죽음 이후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 병원에 가 상담을 받아보기도 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해봤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A씨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의견이 기사의 댓글에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 측은 "방송 내용은 사실이나 예고된 내용 중 일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정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에 출연해 거짓말 해 관심을 사려고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최대한 극적인 사연으로 요란하게 등장해 대중의 이목을 끈다. 관심이 사그라들때쯤 어디선가 의문이 생긴다. 사실관계를 판단하려고 하면 뒷감당은 나몰라라하고 사라진다. 심각한 문제다. 사회적 신뢰도가 저하되는 결과가 나온다. 사실검증을 정확히 하지 않은 언론에게도 역시 책임을 물어야한다.


언론과 방송이 '사실(Fact)'에 관심 없는 이유 :
사기꾼과 미디어의 목적은 같다.
대중의 관심이다.
관심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모두 그저 돈을 벌고 싶을 뿐이다. 카메라는 언제나 돌아간다. 무대는 항상 비워져있다.

대중들은 지루한 일상에 자극을 받을만한 스토리에 늘 목말라 있다.  

그때, 한 연극인이 등장한다. 빨리 보도할수록 조회수와 시청률 확보에 유리하기에, 다들 일단 찍기 바쁘다.


미디어가 사실검증만 확실하게 한다면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최근 1인미디어와 유튜브, SNS 등의 디지털 매체가 전통매체 이상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인 창작자가 자유롭게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한, 기존 언론이 아무리 팩트체크를 강화한다 해도 사기꾼은 늘 등장한다. 


유튜버 아임뚜렛은 왜 장애인을 연기했나. 역시 마찬가지 이유다. 2019년 12월 초, 아임뚜렛은 첫 영상을 올린지 약 한달만에 30만 구독자를 모을 정도로 화제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응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1월6일 네티즌 사이에서 그가 틱장애를 연기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채널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온 국민을 상대로 기만했다 해도 사실상 처벌은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관련 뉴스 : https://www.nocutnews.co.kr/news/5268865


잇따르는 폭로


유명인을 향한 폭로전도 비일비재하다. 공인이라 분류됐던 연예인이나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인플루언서'는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벌이는 이들이다. 인플루언서를 향한 폭로전도 거세다. 임블리, 하늘하늘, 안다르, 치유 등 거의 모든 여성 인플루언서를 향해 폭로전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측에선 이같은 이슈에 미리 대응하는게 불가능하다. 논란이 되는 주제는 학교폭력, 제품 불량, 방송에서 했던 말의 거짓말 등 무궁무진하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살라 했던 어르신들 말씀


진실이야 어쨌건, 논란에 한번 휩싸이면 거센 들불처럼 악플이 달린다. 악플러들은 집요한 존재다. 개인 SNS는 물론이고, 기업 홈페이지나 해당인의 가족, 지인의 SNS까지 찾아가 악플을 단다. 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 이쯤 되면 사람은 조용히 자기 자리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한번 관심을 받게 된 이상 논란은 피할 길이 없고, 진실여부에 상관없이 논쟁에 가담하게 되면 당사자의 명예는 이전과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반복되면 진짜 피해를 입게 되는건 결국 대중이다. 


진실하고 올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일수록 언론에 노출되는것을 꺼려할 것이다. 알려져야할 미담이나 스토리는 퍼져나가지 않는다. 성급한 관종무리들만 무대에 날뛴다. 또 얼마 안가 혹독한 매를 맞으며 치워진다. 빈 공간을 채우는건 새로운 사기꾼들이다. 사리분별을 할 줄 아는 이들이라면, 이 지독한 악순환에 마음을 닫게될 것이다. 


상황이 나빠지는 것은 '선한 사람들이 침묵할 때'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이 단계를 한참 지나 침묵하는 사람이 선한 사람으로 되버렸는지도 모른다.

한번 망가져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관심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좀 더 책임감 있게 발언해야 한다. 

이들에게 의혹을 제기하고 폭로를 하려는 사람도 인터넷 뒤가 아니라, 무대 앞으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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