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세상의 여러 법칙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럴수록 글을 쓰는게 조심스러워진다. 감히 말로 떠들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침묵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이다.
그럼에도 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에게 뭔가 유용한 것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볼 이유가 있어야한다. 쓸데없는 정보들을 나열하는 건 의미가 없다. 나는 시간낭비를 싫어한다. 강박적으로 까다롭게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
올해는 모멘텀의 해였다.
수익률 조작 그런건 어떻게 하는건지 잘 모르고, 조작해서 어떠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도 없다. 투자 관련한 텔레그램이나 유료강연 같은 건 전혀 하지 않는다. 예전엔 유튜브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건강도 많이 상하고 체력도 약해져 오로지 브런치로만 소통하고 있다. 수익률 공개로 그 어떠한 이득도 구하지 않고 있으니 굳이 애써 조작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단지 기록을 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적어도 나를 구독해주시는 감사한 구독자분들께, 본인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이득을 낼 것도 아니면서 눈 아프게 왜 시간을 들여서 글을 쓰냐고 물으신다면 스스로 공부를 하기 위함이다. 글을 써야만, 그리고 그 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만 공부가 된다. 혼자 일기장에 써도 되지만 적어도 남이 보는 곳에 쓰려면 엄격하게 점검하게 된다. 그러면 내가 몰랐던 부분들을 체크할 수 있고, 더 깊이 닿을 수 있는 공부가 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좀더 확신을 갖고 밀어붙일 수 있었다. 하루종일 공부했고 계속 분석했다. Chat GPT 덕분에 공부도 수월했다. 캐쉬플로우도 유의미하게 만들어냈다. 일하고, 공부하고, 투자하고. 이 방법밖엔 없다.
우리집에서 투자의 총대는 내가 멘다. 그렇게 된 이유는 투자에 대한 관심도나 흥미가 배우자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자의 지난 5년간의 투자 성과보다, 나의 지난 5년간의 투자 성과가 좋았던 까닭도 있다.
작년에는 올해와 달리 시드 전액을 투자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로 비슷한 정도의 수익률을 봤다.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수익률을 부풀리거나, 누락된 정보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평균 수익률이 아무리 잘해도 20~30%라는데, 어떻게 50% 이상을 낼 수 있느냐는 거다.
나는 이 수익률이 별거 아니라고 확신하는 게, 내 주변에는 세자릿수, 네자릿수의 수익률을 본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니까 주변 사람들을 잘 두면 된다. 알아서 겸손해진다. 지인은 리플만으로 6억으로 21억 만들었다. 당연히 요란하게 티내지 않는다. 조용히 할거 하면서 가끔 핸드폰 보면서 슬쩍 미소짓는 게 전부다.
첫째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주변의 훌륭한 분들께서 많은 혜안을 주셨기 때문이다. 또한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먄족할 만한 지점에서 전부 매도하고 나왔던 것도 있다. 별 노하우 없다. 나는 그저 손가락만 놀렸다. 이건 절대적으로 사실인게 주식이나 코인 거래할 때도 컴퓨터 안쓰고 휴대폰으로만 한다.
그래서 재테크 강연 같은 건 앞으로도 영원히 안할 생각이다. 난 내 본업에서 성공하면서, 고요하게 투자 잘 되는 구도가 좋다. 또한 앞으로도 투자가 계속 잘될지 누가 알고 남들에게 함부로 조언 같은 걸 하겠는가. 나만 잘 되거나, 나만 망하거나. 오로지 내 선택만으로 내가 책임 질거다.
올해는 다음의 논리에 따라 투자를 선택했다.
주식 계좌에서 현금을 빼 코인에 전재산을 올인했던 이유는, 편리성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모두 사용해본 결과, 주식 거래소보다 코인 거래소의 편리성이 훨씬 월등하다. 주식 거래소는 운영 시간이 따로 있다. 주식 거래소는 운영 시간에만 거래를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뿐만 아니라 주식은 예수금이 있는데, 해외 주식의 경우 종목을 매도하고 난 뒤에 이틀 뒤에야 현금화 할 수 있다.
요즘같이 시시각각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이틀이라는 시간을 날리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거기다 주식 거래소의 처리 속도가 훨씬 느리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코인은 몇 억 단위의 금액을 한꺼번에 매수할 때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한꺼번에 큰 액수를 산다 할지라도 차액발생이 크지 않다. 반면 주식은 코인보다 시간이 더디다. 그렇다. '시간'이 핵심이다.
물론 코인이 주식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수 있다. 특정 영역에서는 주식과 경쟁하거나, 보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부터 좀 어려운 얘기 할거다. 처음부터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용어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살아가면서 나쁠 일은 없다. 오히려 도움이 될 거다.
주식은 회사의 소유권을 나타낸다. 배당금, 의결권, 회사의 성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코인은 대부분 특정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유틸리티를 제공하거나 거래의 매개체로 사용된다. 주식과 달리 코인은 사유권이 아닌, 사용성을 기반으로 가치가 평가된다. 주식은 기업의 실적, 경제 상황, 금리 변화 등 현실 경제 요소와 연결돼 변동된다. 반면 코인은 기술적 발전, 네트워크 효과, 시장 심리에 따라 가치가 급변하는 경향이 있다.
코인이 주식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은 다음과 같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와 글로벌 접근성을 강조한다. 전통 주식 시장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과 인구에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같은 코인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산을 보존할 수 있다. 또한 코인의 가치는 전통적인 기업 성과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해당 네트워크의 활동 수준에 크게 좌우된다.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사용자 수와 거래량이 증가하면, 해당 암호화폐의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자연스럽게 암호 화폐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네트워크라는 말이 생소한데, 리플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리플(XRP)은 최근 한달 사이 300% 이상 급등했는데, 이는 네트워크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활성 주소 수가 증가했는데, XRP 레저에서 일일 활성 주소 수가 3만5799개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동안 3858개의 새로운 지갑이 만들어져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거래량 또한 증가했다. 7월8일에는 리플 네트워크의 거래량이 15% 증가해 230만 건을 기록했다. XRP의 일일 거래량이 10억 달러를 돌파해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 있다. SEC와의 소송에서 리플은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며,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다. 이는 네트워크 활동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암호화폐의 네트워크 활동이라는 게 잘 이해가 안갈 수 있다. 네트워크 활동은 다음의 데이터와 연동된다. 활성 주소 수, 거래량, 해시레이트 (초당 계산되는 해시 계산의 수로, 네트워크 채굴 활동 수준을 의미. 높은 해시레이트는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강화.), 스마트 계약 활동, 디앱(DApp) 사용량(네트워크 상에서 운영되는 분산형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수와 활동 수준을 의미).
관련 업계 사람이 아니라면, 특히 문과생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마구 난무할 것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공부해나가면 된다. 용어가 낯설어서 그렇지 그다지 어려운 개념인 것만은 아니다. 오늘은 이정도로 맛보기만 하고 다음번에 좀더 자세히 쓸 날이 올 것 같다. 어쨌거나 코인의 가격은 철저한 데이터가 반영된다는 점, 사유권이 아닌 사용성을 기반으로 가치가 정해진다는 점 등은 기억해두면 좋다.
제목을 <연애비서>라고 달아놨으면서 왜 자꾸 돈 얘기만 하냐는 합당한 의문을 가지실 분이 계실 것 같아 덧붙인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시각 나의 배우자는 오후 10시부터 마음 편히 숙면을 취하고 있다. 올해의 투자 수익률에 만족하면서. 내가 만약 배우자 덕을 보며 사는 편안한 여인이었다면 로맨스 썰 풀면서 맘 편히 하루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경제적인 부문에 있어서 나의 목표치가 명확하다. 나는 나의 아이에게 좋은 운동화 한켤레 정도는 가격표 안보고 사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래서 투자에 혈안이 되어 돈을 번다. 그 뿐이다. 연애비서는 연인 또는 배우자의 편안함과 숙면을 지켜내는 사람이다. 그 어떤 연애 스킬보다 낫지 않나. 물론 너무 어려운 일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