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다시 이어진 숨결

북경, 잃어버린 온기를 찾아서

by 역마자

샤샤와의 다툼 이후, 나는 밤마다 잠을 설치며 그녀를 생각했다.

왕웨이, 그리고 내 과거…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를 떠올리며,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러던 어느 밤, 나는 결심했다.

‘이렇게 끝낼 순 없어.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서로를 붙잡고 싶다.’

나는 샤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주말, 북경에 같이 가자. 아무 말도 묻지 않고, 너와 나 둘만의 시간으로.”


잠시 후, 그녀에게서 짧지만 큰 의미가 담긴 답장이 도착했다.

“좋아.”


북경에 도착한 날, 차가운 봄바람이 우리를 맞았다.

도시는 상하이보다 한층 더 묵직한 고요가 느껴졌다.

기차역을 나서자 샤샤는 말없이 내 손을 잡았다.

그 손끝의 온기만으로도, 한동안 멀어진 마음이 서서히 되돌아오는 듯했다.


첫날 우리는 이화원으로 향했다.

넓은 호수와 고풍스러운 누각, 긴 회랑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오랜만에 마음 놓고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한적한 외진 정원에 이르자, 나는 샤샤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우리… 여기서 다시 시작할까?”

내가 조용히 묻자, 샤샤는 놀란 듯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조용히 입을 맞췄다.

그 키스는 단순한 화해가 아니었다.

서로의 상처와 의심, 그리고 지난날의 아픔을 태워버리는 뜨거운 숨결이었다.

샤샤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나는 그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속삭였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샤샤는 미소를 지으며 내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 순간,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설렘과 따뜻함을 되찾은 듯했다.


다음 날, 나는 샤샤에게 깜짝 제안을 했다.

“오늘… 칭화대에 가보지 않을래? 네가 예전에 가고 싶다던 곳.”


샤샤는 놀란 얼굴로 나를 보더니, 천천히 웃었다.

“근데… 요즘 거기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은 못 들어가지 않아?”

나는 장난스레 핸드폰을 들어 보였다.

“브로커한테 학생증을 빌릴 수 있다고 하더라고. 조금 위험하지만, 너와 함께라면 뭐든 해보고 싶어.”


샤샤는 내 손을 꽉 잡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가자.”


학생증을 빌려 칭화대에 들어서자, 도시의 소음과 먼지가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붉은 벽돌 건물과 고즈넉한 숲길,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또 다른 세상 같았다.

샤샤는 마치 소녀처럼 눈을 반짝이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캠퍼스 한쪽 벤치에 나란히 앉아 햇살을 받으며 쉬던 순간, 나는 샤샤의 손을 살며시 감싸 쥐었다.

“여기 오길 잘했다. 네가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까 나도 행복해.”

내 말에 샤샤는 부드럽게 웃었다.


“과거는 이제 묻지 말자. 우리 둘만의 지금을 소중히 하자.”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보다 더 따뜻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그날 오후, 우리는 꽃 피어난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고,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서로 장난을 치며 웃었다.

마치 처음 만난 연인처럼,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진 듯 가벼웠다.


북경에서의 며칠은, 서로를 다시 붙잡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이화원의 정원에서, 칭화대의 벤치에서, 우리는 서로의 숨결을 확인하며 마음을 이어 붙였다.

그 여행은 상처로 가득했던 마음속에 잔잔히 스며들어, 다시 한번 사랑의 불씨를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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