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깨달음
아침 7시쯤 일어나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학교에서 무슨 일은 없었는지, 혹시 필요한 것은 없는지를 물은 후 6km 러닝을 하는 것이 저의 일상입니다.
약 45분가량 러닝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막내아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서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들과 10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손을 흔들어주고 들어와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일상입니다.
아침에 러닝을 나가는데, 아내가 우리가 아는 지인 둘 사이에 갈등이 있어 언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둘 중 한 분은 저와 평소에 알 수 없는 뭔가 불편함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가까운 사이끼리 언성을 높일 정도면 그동안 내면의 괴로움이 얼마나 심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평소에 저와 뭔지 알 수 없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분의 '부족함' 또는 '특이함'이 증명되는 듯하여 일종의 '고소함'이 일어났습니다.
지인 둘은 서로 다툼을 하느라 마음이 괴롭고 불편할 터인데,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나의 마음은 '쾌락'이라니... 러닝을 나가면서 나의 마음을 찬찬히 살필 수밖에 없었습니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나라는 존재'
나는 이러한 마음을 숨길 수 있고, 그들의 고통을 위로하는 척, 나도 공감하는 척할 수는 있겠지만... 진심으로 타인의 고통을 함께하는 것은 나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입니다.
입에서 기도가 터져 나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마음이 구원입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이.. 구원입니다."
머리를 조아 이리고, 하늘 앞에 무릎을 끊습니다.
그 마음 안으로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