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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산 Jun 15. 2022

#11.촛불과 함께 빗자루의 실천을

김용련 <마을교육공동체 생태적 의미와 실천> 살림터 

<마을교육공동체>는 혁신교육을 너머 삶과 앎이 함께하는 미래교육의 대안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분권과 자치로 함께 성장해가는 공진화와 거버넌스, 사회적 자본 등 어려운 용어들을 통해 생태적 의미와 실천 방법을 작가는 독자에게 들려준다. 


책 내용은 의미, 실천, 미래 이렇게 3부로 나누어졌다. '의미'에서는 교육환경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왜 마을교육공동체가 떠오르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탈중심적 연대의 시작에서 찾고 있다. 이어서 세 단어의 조합인 '마을교육공동체'의 개념을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한다. '시간, 공간, 인간, 그리고 이야기'로 마을의 대한 이해를 말하고, '마을을 통한,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교육', '삶과 배움이 일치하는 공동체'가 바로 생태적 마을교육공동체라고 강조한다. 

 2부 '실천'에서는 자연의 숲처럼 상생과 공진화를 위한 교육인 생태주의 교육, 마을 교육자 본과 지역 교육력이라는 사회적 자본, 일반자치, 교육자치, 주민자치가 협력하는 교육거버넌스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이를 구축하기 위한 네트워크와 중간조직, 조례 등을 통한 법제화 방안을 만드는 플랫폼 구축을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한다.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지역별 사례를 들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프로그램이 아닌, 소비재가 아닌, 피로한 공부가 아닌, 지속 가능한 마을교육공동체로, 즉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발판이 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서는 촛불을 들고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도 해야겠지만, 동네 청소를 위해 빗자루를 들고 솔선수범하는 책임감도 필요합니다." (170쪽)


이 문장에서 교육 주민자치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말해준다. 실천과 대안 없는 일방적인 요구와 민원만이 아닌 함께 실천하고 대안을 말 들어가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민관학 모두에게 필요하다. 촛불과 빗자루. 평등의 저울과 칼처럼 친절하지만 단호함도 필요하겠다. 

미래교육은 예측 불가능이다. 누군가 정확히 진단하고 예견할 수는 없다. 단 함께 만들어갈 수는 있다. 이에 지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항으로 작가는 '마을이 없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마을과 상호작용 속에서 마을 사람을 만나고, 환경을 만나고, 세상과 소통하고 이웃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는 것이 마을교육이라 한다. 사설학원처럼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한다. 또 '학교는 마을을 소비하려고만 하면 안 된다'라고 한다. 어머니 품 같은 마을처럼 내리사랑처럼 무조건적인 배품과 일방적인 소비는 건강한 공동체가 아니다.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 지역을 더 이상 대상화해서는 안 된다. 지역도 역시 교육의 주체이다. 나눔과 소통으로 상화 성장해야 한다. 비슷한 말로 프로그램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2~3년 주기로 바뀌는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중요 정책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작가는 강조한다. 아울러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지역 청년, 성인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피로한 공부, 현재의 삶을 인내하는 폭력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즐거운 배움을 위해 10가지 관점을 <미래교실> 책의 저자의 말을 인용해서 전한다.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 '즐겁게 배우는 것', '실물을 접하면서 배우는 것', '협동하면서 배우는 것',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창조적 배움', '발표', '배움의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정답은 없다.', '사회와 연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혁신학교의 역량중심 교육과정과 방향이 일치한다. 미래교육의 핵심 낱말로 '교사, 지역, 분권, 그리고 협치' 이 네 가지로 정리한다. 여기에 실천 방법으로 첫째,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처럼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지역화된 교육'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둘째, 학교혁신과 마을교육공동체는 같이 가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를 학생들의 미래 설계를 위한 학습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교육은 교육 주민자치와 만나야 한다고 마무리 한다. 일반자치를 넘어 주민자치와 만나야 지속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경쟁사회에서 어쩌면 뜬 구름 같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어린 시절 농촌공동체가 도시화, 산업화되면서 살아져 가는 안타까움을 다시 재현하기 위한 노력처럼 들렸다. 그때의 함께하는 따뜻함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담아 전하는 작가의 바람이 느껴졌다. 풀뿌리이자 자치의 시작인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대안학교를 넘어, 혁신학교를 넘어, 마을교육공동체로 왜 나가야 하는지 궁금한 마을활동가, 마을교사, 혁신교육지구를 운영 기획하는 이, 중간지원조직을 만들려는 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마을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실천사례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과 원리, 개념을 쉽게 설명해준다. 이와 함께 나를 찾지 않고, 옆을 보지 않고 앞만 보며 뛰는 경주마 같은 이들에게 잠깐 앞뒤, 좌우를 살필 수 있는 미래교육의 배움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길잡이 같은 책이다. 촛불과 함께 빗자루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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