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아이들끼리 먼저 아래층에 계신 할머니와 저녁을 먹으러 내려가서 놀고 있을 때였다.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둘째가 나를 불렀다. 내려가기 전까지 잠깐 시간이 비길래 나 혼자 놀 거리를 찾아 샤부작 거리던 중이었다. 놀다가 누가 넘어지기라도 했나? 일단 아이들이 다급하게 부르면 안 좋은 생각부터 나는 이상한 성격이라 자리를 박차고 달려갔다.
"뭐야! 무슨 일이야!"
"밖에 봐봐. 하늘이 엄청 예뻐."
오잉. 하늘이라고?
비가 오면 떨어지는 빗방울 좀 보라고, 천둥이치면 번개가 번쩍이는 것 좀 보라고, 바람이 불면 소리 좀 들어보라고. 하여튼 허구한 날 무수한 핑계로 함께 밖을 내다봤더니, 이제는 저 보기에 어떠면 날 부르는 모양이다.
얼른 닫았던 커튼을 활짝 열고 밖을 내다봤다.
와.
밖이 온통 분홍빛이 섞인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거기에 구름마다 보라색이 사뿐히 걸쳐져 얼마나 신비롭던지. 어디론가로 숨어들고 있는 태양 가까이에 있는 구름들은 노랑노랑한 빛이 환하게 섞여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주황빛 구름 위로는 연기처럼 피어오른 오로라 모양의 구름이 있었는데 그게 또 신기하고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더라. 밤은 금방 찾아왔다. 바라보는 사이 온 하늘을 가득 덮었던 주황빛은 금세 서쪽으로 몰려가서 분홍빛과 섞이고, 보랏빛이 얹혀서 어둑해지더니 쑤욱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전화기로 하필 작업을 하던 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하고 눈으로 열심히 새겼는데, 막상 표현하려고 보니 어렵네.
어쨌든 한마디로. 오늘 해 질 무렵의 하늘은 참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