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콕 박히는 가시 같은 말

꿈행글 1기 - 꿈꾸고, 행동하는 글쓰기 - 3일 차

내가 가장 듣기 싫은 말 한마디.

마음에 콕 박히는 가시 같은 말.


어떤 게 있을까. 기분 나빴던 일도 금세 잊어버리는 성격이라 기억에 남는 말이 없었다. 오래전부터 기억을 더듬었다. 학생의 신분이던 젊디 젊던 그 시절부터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서 육아를 시작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시나 아이들에 집중하고 있는 탓인지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 대한 기억에 집중하게 되었다.


"엄마, 한국말 쓰지 마. 일본말만 써."


네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모두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중이다. 엄마인 나에게는 늘 한국어를 듣고 있지만, 가족들이 모두 모이거나 밖에 나가서 무언가를 할 때는 일본어로 대화를 하게 된다. 물론 학교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쓰는 말도 일본어이다. 그러다 보니 모국어가 일본어로 굳어졌다. 뭐, 당연한 결과지만


어느 날,

큰 아이와 둘째가 싸웠던가. 둘의 관계에 대해서 아마도 나는 훈계를 했던 것 같다. 당연히 한국어로 이야기했는데 듣고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나보고 한국말을 쓰지 말란다. 이유를 물어보니 일본어도 말하고 들으면서 왜 한국어를 쓰냐고 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 사람이라 내 나라 말을 쓰는 것이 당연한데. 말하던 입이 꾹 다물렸다. 입을 열기도 싫고 아이들과 말을 섞기는 더 싫었다. 훈계고 뭐고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하던 말이 싹 지워졌다.


그때 여기서 내가 알았다고 하면 아이들에게 엄마의 나라 말을 가르칠 기회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러자 하고 싶은 말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이 느껴졌다.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너희들도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있지만 한국 사람이기도 하니 한국말을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오랜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방금 전 한 말이 너무 속상했다고 말하면서 욱! 하는 감정이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뾰족하게 솟아 올라서 계속 이러면 일본어로 이야기했을 때 대답 안 해준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얼마나 길게 이야기했는지 기억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내 말을 듣고 이해해 준 듯싶었다. 어설픈 한국어로 말을 해주기 시작했으니까.


가시처럼 박혔던 말은 아이들의 몇 마디에 슬그머니 사라졌다. 가시가 박혔던 그 자리도 깨끗이 아물까? 상처는 흉터를 남기는 법이라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가시의 흔적을 보듬으며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의 나라말을 열심히 가르치는 원천으로 삼아야지.


마음에 콕 박히는 가시 같은 말로 아팠던 순간을 되짚으며 넘어 엄마의 말로 즐겁게 대화 나눌 아이들과의 미래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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